함양 서주리와 산청 화계리 사이
길이 150미터, 지하 19미터 뚫어

주민들, 1급수인 엄천강 아래로
가스관 지나가는 것 이해 어려워

업체, 세미쉴드 공법으로 오히려
환경에도 안전하고 정밀도 높아

함양~산청 천연가스 공급을 위해 지리산 엄천강(임천) 서주보 아래 지하 19미터 깊이로 도시가스관을 묻기로 하면서 지역주민들이 “다른 방안도 있는데 강을 뚫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의 점선은 도시가스관이 묻힐 곳이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함양에서 산청까지 도시가스를 연결하기위해 지리산 엄천강(임천) 하천 밑으로 공급관을 묻을 계획이라 주민들이 환경우려와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의 상징성이 무너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표명했다.

21일 지역주민들과 한국가스공사 시공업체인 A기업에 따르면 ‘함양~산청 천연가스 공급설비 건설공사’를 위해 함양군 유림면 서주리와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사이에 있는 엄천강 하천 지하로 도시가스 공급관을 묻기로 했다.

엄천강 서주보 밑 지하에 매설되는 이 공급관은 길이 150미터, 둘레 1.5미터로 지하 19미터 아래에 묻히게 된다. 엄천강 지하관 매설공사는 12억원의 사업비로 오는 2월부터 시작해 8월까지 7개월 간에 걸쳐 진행된다.

함양~산청 천연가스 공급설비 총사업비는 277억원으로 2019년 6월 시작해 2021년 11월말까지 완공 예정이다. 20인치 배관 19.53㎞와 관리소 2개소(V/S 신설 1개소, BV신설 1개소)를 각각 시공해 산청까지 연결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공업체인 A기업이 자세한 사업개요도 없이 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공사중이라는 안내표시판도 보이지 않고, 산청 화계 방향 양옆으로 교통안내원 2명만 배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지역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엄천강 지하로 터널공사를 뚫기 위해 함양과 산청 사이에 있는 서주보 한쪽 방향으로만 물을 흘려보내고 있어 어종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면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주기적인 하천 관련 사업으로 어족자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함양에서 산청까지 도시가스관을 연결하기 위해 묻히는 곳은 함양군 유림면 서주보 아래로 이곳은 멸종위기종인 얼룩새코미꾸리 복원지이다. 한 주민이 도시가스관이 놓이는 바로 앞쪽에 설치된 얼룩새코미꾸리 복원지 안내판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왼쪽 동그라미가 서주보가 설치된 곳이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도시가스관이 지나가는 지리산 엄천강 하류는 수달과 남생이를 비롯해 물고기는 1급 얼룩새코미꾸리·여울마자, 2급 큰줄납자루가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환경부의 복원사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인 A기업 관계자는 “생태계와 하천에는 영향이 없어 공사가 진행된다. 수중보 아래는 겨울 가뭄이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며 “이 공사는 세미쉴드 공법으로 진행되기에 보통 추진공법보다 안전하고 정밀도가 높다”고 말했다.

또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교량에는 설치할 수 없어 부득이 하게 도시가스관이 엄천강 지하로 지나가게 됐다”고 이해를 구했다.

세미쉴드 공법은 도시기반시설인 상·하수도, 전기, 통신선로, 가스관 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소음, 분진, 지반침하와 교통장애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달한 공법으로 쉴드라는 원통을 땅속에 압입하여 토사를 밀면서 내부를 굴착한다. 해저·하천 터널 등에 적용하고 있다.

함양 유림면에 거주하는 한 주민(47)은 “도시가스 공급관을 연결한다는 이유로 지리산 엄천강 지하를 뚫어 매설할 생각은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 하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는지 알고 싶다”며 “지리산 1급수 엄천강 지하로 도시가스 공급관이 들어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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