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지방소멸이 사회적 화두가 된 지 오래다. 2021년 거창·함양·산청·합천의 초등학교 입학생 모두가 1000명이 안 된다. 4개 지역 교육청이 집계한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61개 전체 초등학교에서 915명이다. 학령아동의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4개 군 지역에서 올해 5명 이하의 아동이 입학하는 학교는 거창 7개교, 함양 6개교, 산청 8개교, 합천 14개교로 지자체마다 절반 정도에 달한다. 전교생이 30명도 안 되는 학교도 23개에 달하고 있어 향후 수년 안에 여러 곳의 초등학교가 사라질 수 있다.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가 없어진다는 것은 농촌공동체의 큰 위협이다. 지자체도 출산장려를 위한 인센티브제도가 아니라 아이를 낳으면 키워주는 탁아소를 운영하거나 청년이 정착하여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 수 있는 지원정책이 절실하다. 학령아동의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농어촌이 더 심각할 뿐이다.

이같은 취학아동의 감소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은 국민의식변화와 먹고 살기 힘든 환경 때문이다. 6·25전후까지 자녀수가 가정마다 6~7명씩 되었다. 아이는 자기가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가능한 많이 낳았다. 또 남아선호사상이 강해 아들을 낳을 때까지 아이를 낳는 가정이 있었다. 각 가정에서는 대표주자 1~2명만 공부를 시키고 나머지는 능력과 재능에 따라 공장에 취직을 하거나 장사를 시켰다.

경제개발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국민경제가 나아지자, 못 배운 것이 한이 된 부모들은 논·밭을 팔거나 소를 팔아 아이들을 대학에 보냈다. 오죽하면 대학을 우골탑이라 했겠는가. 대학등록금이 비싸지면서 자녀를 적게 낳아 제대로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국민생각과 아들·딸 구별 말고 적게 낳아 잘 기르자는 정부인구정책이 맞아 떨어지면서 아이를 적게 낳게 되었다.

그러나 교육비 증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가격,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경제상황과 여성의 경력단절 위기 등으로 젊은 층에서 결혼포기와 아이 낳기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대국이 되려면 인구 1억 이상이 되어야 한다. 자체 생산·소비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때, 경제의 발전유지가 가능하다. 정부에서는 청년층의 3포 현상(결혼포기·자녀포기·집포기)현상을 타파할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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