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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함양보궐선거 결과 따른 여야 ‘정치권 변화 시나리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중심대결에서
관록의 무소속 후보 대결

승리하면 모두 새로운 기회
패배하면 득표 결과에 따라
후폭풍은 불가피한 실정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개편 이뤄질 듯

함양도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유세 현장에서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재각 후보, 국민의힘 박희규 후보, 무소속 김재웅 후보.

4·7 보궐선거를 통해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받게 될 선택도 관심이지만, 당선과 낙선이 갈리게 될 선거결과 못지않게 이어질 지역 정가의 변화도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부산 시장선거로 인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중심의 대결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나, 함양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양대 정당 신인 후보에 지역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무소속 후보가 벌이는 3자 대결은 결과에 따라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찮을 수도 있다. 이번 함양의 보궐선거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초전 성격을 갖고 있어 각 정당 내 역학구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승리하면 진보 함양, 패배하면 득표율로 평가

산청·함양·거창·합천 같은 선거구로 묶여있는 지역구다. 이중에서 함양은 거창·산청·합천과 비교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다. 최근 선거결과만 보면 4개 군 중 ‘진보함양’으로 불릴 만하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도의원 대결은 이번 보궐선거처럼 양대정당과 무소속 3파전으로 치러졌다. 당시 임재구 후보가 52%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으나, 민주당 후보도 35%를 득표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무소속 후보는 12%를 득표했다.

함양군의회 비례의원을 선출하는 기초비례 결과를 보면 후보를 낸 여야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49.06% 지지를 받으며, 50.93%를 기록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함양읍에서는 미미한 차이였으나 민주당을 선택한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

여러 정당이 출마한 광역비례의 경우는 민주당 40.38%, 자유한국당(국민의힘) 45.46% 바른미래당 4.94%, 정의당 4.23%, 민중당(현 진보당) 1.89% 순이었다. 다른 3개 군이 30% 초중반 정도로 40%를 넘기지 못한 상태에서 함양만 4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특별하다. 진보적인 유권자들을 모두 포함할 경우 35% 이상은 기본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때도 민주당은 4개 군 중 함양에서는 후보자와 비례대표 모두 유일하게 20%를 넘게 득표했다. 함양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귀농·귀촌자들의 증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재각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진보 함양의 영역이 더 확장되는 셈이라, 내년 지방선거에 파란불이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함양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는 서필상 지역위원장과 이영재·서영재·홍정덕 군의원의 위상도 한껏 높아질 전망이다.

만일 승리하지 못한다고 해도 득표율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30% 이상 득표를 기록할 경우는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 이상 득표할 경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해석이 가능하다. 인지도 낮은 젊은 청년 후보가 바람을 일으킨 것이어서 선전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 이상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조직표가 제대로 가동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비 보전 기준을 넘기면서 내년 지방선거 준비를 위한 실탄 비축이 가능하다. 지방선거 전초전을 후보 홍보의 기회로 잘 활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15% 이하의 득표율일 경우 지역의 진보적 유권자들마저 외면한 결과로 볼 수 있기에 정치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지역위원장의 선거 책임론도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쇄신이 필요한 상황으로 내년 지방선거의 전망이 어둡게 된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은 득표율이 중요한 실정이다.

정재각 후보의 경우는 당선될 경우 청년 정치의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지역 내 차세대 기수로 주목받을 수 있다. 설령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득표율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재도전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인으로서 인지도의 한계는 짧은 시간 동안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승리하면 안정, 패배하면 책임론 대두

이번 함양 보궐선거는 전임 도의원의 사고로 인해 치러지는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승리해도 본전이다. 다만 승패여부에 따라 내부적인 변화가 크다는 점에서 파급효과는 만만치가 않다. 현재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과 현역의원이 따로 있는 한 지붕 두 가족과 같은 구조여서 이번 선거결과에 따른 후폭풍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선거 통계를 살펴봐도 국민의힘은 함양지역에서는 다수당이다. 정당 득표율에서는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총선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에서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얻은 득표율은 47.64%였다. 현 당협위원장인 강석진 전 의원과 김태호 국회의원이 득표율을 합치면 70%를 훌쩍 넘어선다. 이번 선거에 자신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다만 김태호 의원의 복당이 이뤄지면서 총선에서 낙선한 강석진 당협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점은 변수다. 강석진 당협위원장은 이를 일축하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려 하고 있다.

지난 총선의 경우 김태호 의원은 함양에서 42%의 득표율로 31%를 얻은 강석진 현 당협위원장을 10%를 넘는 차이로 물리쳤다.

박희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는 강석진 당협위원장의 공로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당협위원장 유지의 명분이 생긴 셈이다. 최근 김태호 의원을 향해 “최후의 승리자는 알 수 없다”며 각오를 내비친 것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당협위원장 유지가 가능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의 책임을 맡아 공천에서도 실질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에서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다만 박희규 후보가 낙선할 경우는 귀책사유가 강석진 위원장에게 향하게 된다. 당협위원장 사퇴가 불가피하고 최후의 승리자에서 멀어지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내년 지방선거는 김태호 의원의 책임 아래 치러지게 되고 공천권도 행사하게 된다.

김태호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에서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는 이유로 함양 도의원 선거와는 다소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중반을 넘어선 시점까지 함양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막바지에 접어들며 지원 유세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경쟁 관계인 당협위원장이 주도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박희규 후보의 경우 당선되면 내년 지방선거의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재도전은 필수가 된다. 당선되지 못할 경우는 경쟁자가 많아 다음 선거를 바라보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 승리하면 도약 발판, 패배하면 은퇴 수순

함양 선거의 특징은 종종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9번의 군수선거에서 무소속이 당선된 사례가 6번이나 있을 정도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무소속 출마한 김태호 후보가 선출되면서 인물론이 먹히기도 했다. 함양은 거창과 함께 김태호 후보에게 높은 득표율을 안겼다.

김재웅 후보의 경우 군의회 의장과 함양농협조합장 등을 지내 지역 내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인지도와 인물론을 앞세워 신인들을 내세운 양대 정당과 맞서고 있다. 다만 개인기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여건에서는 거대 정당의 지원을 받는 후보들에 비해 녹록치가 않다.

그러나 여러 악조건을 뚫고 당선될 경우 풍부한 정치 경험을 통해 다져진 저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정치적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된 것과도 같다. 내년 지방선거 재선 도전은 필수가 됐고, 상황에 따라 군수 도전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정당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으나 이전 탈당 전력으로 인해 입당이 가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마음먹기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연대를 주도할 수도 있어, 정치적인 활동 폭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는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지역민들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사실상 퇴출 판정을 받은 것과 다름없게 된다. 다만 패배하더라도 득표율이 20%를 웃돌 경우는 개인 득표력을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 재도전 가능성은 남아있게 된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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