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 창원마을서 13일까지
하나의 쉼표, 휴식의 순간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 '마을카페 안녕'에서 열리는 ‘2평 미술관, 산촌 구들방 전(展)’. 그림 뒤로 보이는 능선이 지리산 천왕봉이다.

“그래, 모든 자연의 소리는 싱그러운 것이다. 무논에서 들려오는 맹꽁이 무당개구리 참개구리들의 합창, 꽃밭을 울리는 벌떼 닝닝거리는 소리, 쪼륵 쪼륵 개울물 흐르는 소리, 꿈길 따라 다가오는 그대 발자국 소리.” (김석봉 ‘뽐낼 것 없는 숨길 것 없는 삶’ 중에서)

지리산 천왕봉이 올려다 보이는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 ‘마을카페 안녕’에서 ‘2평 미술관, 산촌 구들방 전(展)’이 9일부터 13일까지 열리고 있다.

따끈따끈한 아랫목이 군불로 지펴져 바닥 가장자리 한지장판은 꺼멓게 태워진 2평짜리 구들방에서 열리는 미술관은 연분홍 복사꽃마냥 봄날의 행복으로 다가왔다.

산촌에서 열리는 미술관, 그것도 2평 구들방에서 열리는 전시회라 구경꾼들이 없을 것 같았지만 지리산둘레길을 지나는 여행자들은 순례 코스처럼 찾아왔다. 곳곳에 앙증하게 맞이하는 그림들은 전시회라기보다는 하나의 쉼표고, 휴식이었다.

사실 알고 보니, 이것은 2평 미술관이 아니라 지리산 전체를 품는 미술관이었다. 전시회가 열리는 카페는 바로 천왕봉이 보이는 곳이니, 눈길 가는 곳곳이 미술관이었다. 왜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게 되었는지 작가의 의도를 알아차린 순간이었다.

오늘, 이 전시회에서 “꿈길 따라 다가오는 그대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지리산 오도재를 넘어오다 초록 가운데 분홍색으로 물들인 산벚나무가 조용히 읊어준 소리다.

허신정숙 작가의 ‘2평 미술관, 산촌 구들방 전(展)’은 13일까지 매일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6시까지 열린다. 마을카페 안녕은 함양군 마천면 창원아랫길 25-12에 위치하고 있다. 작가는 이곳 구들방에서 한달간 손님으로 묵었다가 느낀 감정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마을카페 안녕’의 내부 모습.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2평 미술관, 산촌 구들방 전(展)'이 열리는 구들방에 걸린 그림.

2평 구들방에 전시된 그림.

방문 위에도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구들방에서 그림을 그리는 있는 작가의 흔적.

구들방을 지나 민박으로 연결되는 곳에도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마을카페 안녕'의 마당 모습. 이곳에는 흔들의자와 테이블이 위치해 있어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 이곳에는 연두색으로 가득 찬 푸른산이 기다리고 있다.

구들방과 민박 사이에 위치한 공간. 천왕봉을 바라보며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다.

‘마을카페 안녕’에는 다양한 음료들이 준비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지리산을 찾은 여행객들이 전시회를 구경하고 있다. 카페 바깥에도 어린 두 딸과 함께 젊은 엄마가 전시회를 관람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지리산 오도재에는 아직도 연분홍 꽃잎들을 가득 달고 있는 벚꽃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2평 미술관, 산촌 구들방 전(展)’ 포스터.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