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궁금했다.
세상 어느 곳으로도
날아갈 수 있으면서
새는 왜 항상
한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오월은 어디론가 떠나기에 좋은 계절이다. 새의 지저귐에 꽃들의 속삭임까지 잠시도 여행객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하지만 1980년대 민족문학의 기수로 평가받는 김남주 시인은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은 바람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오지도 않았고, 오월은 풀잎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눕지도 않았다”고 외쳤다.

현대사에 있어 오월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거친 질감의 갱지 위에 타자기로 쓴 ‘노 후보 Life Story(라이프 스토리)’라는 제목의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남긴 29장의 생애 첫 자전적 에세이 초고가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이 즐겨 사용했던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노래 가사도 이 원고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오월은 살아온 날의 삶의 자취를 되돌아보고, 떠나야 할 미래를 그려보는 계절일지 모른다. 길을 나서면 논바닥에 심어져 있는 푸른 모들이 반겨줄지도 모른다.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시간 속에 시인에게 동화되어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이 절박한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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