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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청년정책 ‘안전한 방식’보다는 ‘과감한 선택’ 필요

다양한 정책 잇따라 제시했으나
단기간 성과에 집중하는 모양새

스타트업 미래산업 육성은 간과
창업과 성장시킬 여건 만들어야
튼튼한 지역기업이 인구도 증가

거창군이 지난달 16일 거창하천환경교육센터 야외무대에서 제1회 거창청년포럼 ‘청담: 어쩌다 거창, 어쩌다 청년’을 열었다. <사진: 거창군>

지난달 16일 거창하천환경교육센터 야외무대에서는 제1회 거창청년포럼 ‘청담: 어쩌다 거창, 어쩌다 청년’이 열렸다. 거창군이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목표와 가치관, 어려움과 고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위천면이 고향인 대학생 장상규 씨와 거창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감류연 씨, 공무원을 그만두고 웅양면에서 포도 농사를 짓는 정규송 씨, 남상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국은혜 씨 등이 발제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했다. 여기에 구인모 거창군수와 거창군의회 의원은 청년들과 토론하며 청년정책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거창군은 청년들을 위한 여러 정책 사업들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인구교육과에 청년정책담당을 신설했고, 청년정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청년들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는 자세로 보인다.

거창군은 지난 2020년에 ‘청년정책 5개년(2020~2024) 기본계획’을 수립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2021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으로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문화, 참여·권리 등 5개 분야, 54개 세부사업에 111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이후 하나둘씩 시행 중이다.

거창군이 제시한 구체적 사업은 △거창전통시장 내 청년몰 ‘와락’ 16개 점포 창업 지원 △청년 언택트 마케팅 지원 △농산물 전문판매(MD) 육성 △청년월세지원 △미혼청년 주거급여 분리지급 △청년 동아리 지원 △청년 문화기획공간 조성 △문화마을 청년리더 양성 △청년네트워크 운영 등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 2월에는 관내 19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 32명을 주축으로 한 ‘청년네트워크’ 발대식을 개최했다. 청년과 관련한 삶 전반에 대해 그들의 목소리를 군정에 반영할 수 있는 소통창구 역할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거창 청년네트워크는 △주거·공간 △일자리·생활 △문화·소통 등 3개 분과 운영을 통해 정책 제안 주제를 정해 내부 토론을 거친 후 ‘청년정책 최종회의’를 통해 거창군 청년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놀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한 지역 청년들의 다양한 여가활동을 장려하고 청년공동체 활동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과 지역사회 재능기부 실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청년동아리 ‘너나들이’ 구성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지역의 귀농·귀촌 청년과 농업인을 사회 혁신가와 연결하여 어그리테크, 푸드테크 등 미래 농업 기반의 6차 산업을 발굴·육성하고자 ‘거창마을문화 청년리더 양성교육 연계 혁신가 특강’을 마련하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양한 청년정책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이지만 깊이나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는 부족한 부분도 엿보인다. 긴 안목의 창의적인 정책이 필요한데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중하는 인상이다. 관료주의의 한계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예컨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거창전통시장 내 청년몰 ‘와락’ 점포 창업 지원과 청년 언택트 마케팅 지원 등을 제시하고 있으나, 정작 중요한 지역 내 스타트업 기업 육성 등은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유치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젊은 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튼튼한 지역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좋은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큼이나, 지역에 자생적인 기업이 생겨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청년들이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소 위험부담이 따르기도 한다. 스타트업이라는 기업의 특성상 성공할 확률이 아주 높은 것이 아니다 보니. 관료주의 성격이 강한 지자체에서는 선뜻 초기 지원이 망설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광역 지자체가 투자 마인드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려고 하는 이유는 하나의 스타트업만 성공하더라도 경제적 파급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력적인 스타트업에는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몰리면서 지역이 갖는 혜택도 크다.

일본에 의존하던 소재·부품·장비산업이,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일본의 수출규제 도발로 위기감이 생겼으나 국가적인 지원을 통해 점차 독립을 이뤄내 의존 비중을 낮추고 있는 상황은 지역 상황에 비춰볼 때도 소중한 교훈이다. 광의적으로 ‘의존’보다는 지역 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청년 디딤돌 통장, 결혼 장려금, 출산 장려금, 임대 주택 등 일회성 지원에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의 경제 생태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 청년 기업 육성에 ‘투자’하는 것도 함께 고려해봐야 할 사안이다. 청년정책 방향에 있어 안전 제일주의를 추구하는 조직을 독려하고 방향설정을 해 줄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거제시의 스타트업인 ‘얌테이블’은 지역 기업 육성의 대표적인 성공사례 중 하나다. 2017년에 청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얌테이블은 바다를 옆에 두고 있는 거제시의 특성을 살려 수산물을 신선하고 저렴하게 유통하는 e-커머스 업체로, 3년 만에 50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주목할 부분은 단순하게 한 기업의 성공사례가 아닌, 선순환을 통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8일 얌테이블은 거제에 210억원을 투자해 초 신선 수산허브와 생산공장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수도권 인력 유입과 함께 2022년까지 일자리 125개가 새로 창출된다.

특히 얌테이블은 경남도의 역점 시책인 청년고용 창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신규 일자리 가운데 60% 인력을 청년으로 우선 고용할 계획이다. 또 도내 수산물을 우선 구매하는 등 도내 어업인의 소득 증대 기여와 지역 어업인들과 상생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얌테이블의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청년 스타트업이 4년 만에 수백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젊은 인재들의 유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장기적으로 인구 증가에 기여한다. 또한 기업이 다시 지역에 재투자함으로써 경제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인구절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습을 벗어던지고 과감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관행처럼 이어져 온 ‘안전’한 방식보다는 혁신과 성장에 투자할 수 있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순모 거창군의원은 “거창에서 자라고 졸업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면서 “결국 일자리인데, 스타트업이 우리 지역에서 자생할 수 있다면 정말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대식 기자  kangds@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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