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양 군수는 지역발전을 위해 여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양 군수가 과연 순수하게 지역발전만을 고민하고 결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양 군수 주변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것 같으면 입당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 흘러나왔다고 모 일간지 지방신문에서는 “양 군수가 공천을 받지 못하면 다시 탈당할 것이다”는 예측기사를 게재했기에 양 군수의 한나라당 입당의사 표명은 공천과 나눠볼 수 없는 점이 있다.
사실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 군수나 시․군의원들이 지역주의 정당에 의해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지역주의 정당에 입당하는 것은 너무나 자주 보는 일이기에 다수 군민들은 씁쓰레한 기분을 맛보면서도 별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런 결과가 정치 및 지방자치발전에 해약을 준다는 사실이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유권자들은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 이상으로 당적을 보고 선택하기에 어떤 이유에서든지 무소속 후보가 당에 입당하는 것은 유권자의 약속을 어기는 일임에 틀림없다. 양 군수가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그때에 이번 일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방자치발전을 위해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 기회에 지방자치발전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드린다.
먼저, 시민단체들은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에 대해 정당공천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자치단체의 발전에 정당공천의 해악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은 반대한다. 또한 공천과정에 대해 다수 주민들은 공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으며 공천을 신청한 후보들은 그 결과에 승복마저 하지 않는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정당공천반대는 정당성을 갖게 된다. 지난 군수 보궐선거에서도 이런 구태가 반복되었기에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이에 정당공천반대를 주장한다.
다음으로, 정당의 자세이다. 대부분의 정당들, 특히 지역주의를 근거를 하는 당들은 당적을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 불감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총선에서도 민의는 없어지고, 민의와 상관없이 국회의원들이 당적을 변경했다. 정당이 이념을 지향하며 정책을 통해 승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의를 근거로 정치를 하니 이런 구태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유권자의 힘에 달려 있다. 유권자의 판단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정당발전을 기약할 수 없으며, 지역주의 정당은 번성할 것이다. 정당의 변화는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과 변화를 통해 가능하다. 정당발전 없이 정치발전 없다. 정당발전은 유권자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결국은 정당발전을 위한 유권자의 변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의 감시기능이다. 유권자들은 혼자이다. 뭉쳐있지 않다. 뭉쳐있는 힘은 세상의 건강한 변화를 꿈꾸는 시민사회이다. 시민사회가 감시하지 않으며 흩어져 있는 유권자들은 잘못된 정치현실, 퇴보하는 지방자치제에 대응할 수 없다. 시민사회가 앞장서서 유권자들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유권자의 변화를 집단적 힘으로 모아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최근 시민사회의 중요성이 증대하는 것은 집단화된 힘을 시민사회가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가 선도적으로 앞장서 지방자치발전의 기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양동인 군수의 입당은 양 군수의 입당의 이유와 관계없이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올바른 정당의 모습, 유권자의 깨어있는 힘, 조직화되고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시민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를 보여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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