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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으로 몰리는 청년들… 일시적 지원보단 도전정신 활용

신안군, 주택과 일자리는 기본
먹고 살 수 있는 바탕부터 마련

청년정책과 귀농·귀촌 사업의
핵심은 먹고 살 수 있는 문제
스타트업의 육성 등 청년들의
도전정신 수렴하는 정책 필요

거창·함양·산청·합천 지원정책
창조적 투자마인드 결단 절실

전남 신안군의 청년정책이 전국에서도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먹고 살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면서 청년들이 섬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진은 투망작업을 하고 있는 섬 주민들. <사진: 조정순>

“청년 정책은 이래야 한다”

시인이자 섬연구소 소장인 강제윤 시인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 전남 신안군의 청년정책을 극찬했다. 청년 정책의 문제점과 방향을 짚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 인구와 귀농 귀촌 인구를 늘리려는 거창군, 함양군, 산청군, 합천군이 귀담아들어야 할 소리로 여겨진다.

그는 “지자체마다 청년 인구 유입정책으로 엄청난 예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며 “청년몰 등도 대부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유에 대해 “전문적인 상인들도 못 견디는 판에 경쟁력이 약한 청년들에게 입지도 좋지 않은 곳에 몰아두고 장사하라면 장사가 되겠는가?”라고 보여주기식 행정을 질타했다.

강 시인은 또한 “청년들이 지역으로 가지 않는 것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전망 있는 일자리가 없어서다”라고 말했다.

가거도에 어둠이 내린 모습. <사진: 김용대>
가거도 등대 앞에서 관광객이 쉬고 있다. <사진: 김용대>

섬 전문가답게 섬 지역을 예로 들며 “전복, 김 양식 등으로 소득이 높은 완도의 섬들은 귀향한 청년들이 북적인다”고 전했다. 이어 “굳이 예산 써가며 오라 하지 않아도 더 많은 청년들이 가고 싶어 난리다”라며 “하지만 완도에는 양식업을 할 수 있는 바다도 부족하고 청년들도 자본이 없어서 못 간다”고 덧붙였다.

청년을 지역으로 돌아오게 만들려면 먹고살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또 “청년뿐만 아니라 다른 인구 유입정책 또한 마찬가지다”면서 “일자리가 시원찮은데 이사하면 1000만원 주고 아이 낳으면 또 얼마 준다고 인구가 늘어나겠는가? 이런 멍청하고 근시안적인 정책은 이제 그만 할 때가 됐다”며 일침을 가했다.

염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김두용>
미역을 삶고 있는 주민들. <사진: 이정옥>

강 시인이 모범사례로 평가한 것은 전남 신안군의 청년 정책이다. 청년들이 섬으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양식장 면허지를 내주고 거기에 임대 어선까지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 바다는 청년들이 정착해 어업을 하고 싶어도 어촌계 진입장벽이 너무 높고 면허를 얻을 수 있는 곳도 부족하다. 설령 양식장 면허를 얻을 수 있다 해도 돈 없는 청년들이 어선을 사기도 어렵다.

그런데 “신안군은 양식 면허와 어선까지 제공해 주고 청년들을 오라고 한다”며 “임대주택 제공은 기본이다”고 전했다. 게다가 “개체 굴 양식 등 새로운 양식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예산까지 확보해 준다”며 “정책이란 이래야 한다. 먹고 살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고 오라 해야 오는 것이 올바른 예산 집행의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단발성 사업에, 숫자 놀음에 예산을 써서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면서 “청년정책을 시행하는 전국의 다른 지자체들은 배워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강 시인이 소개한 신안군의 청년 정책은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청년정책과 귀농 귀촌 사업의 핵심은 먹고 사는 문제다. 든든한 일자리나 창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그 정책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귀농 귀촌의 경우도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에 비춰보면, 인구 증가 정책과 청년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알려 주고 있다.

그물작업을 하고 있는 섬 주민들. <사진: 이정옥>
부녀자들이 멸치를 건조하고 있다. <사진: 최현민>

강 시인은 여기에 더해 선도적인 청년 정책의 비결을 공무원의 전문성에서 찾았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2년마다 자리를 옮겨 다니느라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얻을 수 없는데, 전남 신안군의 책임자는 관련 업무만 15년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훌륭한 정책이 나오는 것”이라며 “식견이 탁월한 단체장과 전문성 있는 훌륭한 공무원이 만나야 훌륭한 정책을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주면 하루밖에 살지 못하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면 한평생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청년 정책이 성공하고 지역의 인구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기조가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출산 등을 지원하는 일시적인 지원금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스타트업(신생기업) 육성 등 청년들의 도전정신을 수렴하는 정책과 실행이 필요한 것이다.

아직까지 거창·함양·산청·합천 서부경남 4개군에서는 기존 업체에 대한 지원이 많고 청년들의 초기 창업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청년 스타트업이 지역에서 자생해 성공하면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인구 증가, 일자리 창출 등 따라오는 이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크고 ‘정해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매출이 ‘안정적’인 기존 업체에만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방에는 대도시에 비해 엑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엔젤투자(개인투자), 벤처투자(창업투자)가 없고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지원센터 등 지원기관도 없다.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의 창조적 투자 마인드와 결단이 절실한 이유이다. 

※ 기사에 쓰인 사진들은 신안군 사진공모전에 당선된 작품이다.

 

강대식 기자  kangds@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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