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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청년이 머물게 하려면 노인에게 답이 있다
김기범 거창뉴딜정책연구소 소장, 경제학 박사.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고향이라는 말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머리로 그려보는 고향의 모습은 은은한 달빛아래 아름다운 시골의 정취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리게 된다.

그리고 옛날과 달리 지금의 대부분 사람들은 고향이라는 단어와 함께 ‘고령’, ‘인구소멸’이라는 현실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대한민국의 고령화는 인구대비 65세 이상인 고령을 기준으로 할 때, 고령화율이 2000년 7%대에서 현재 2021년에는 16.7%라는 높은 비율로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서서 초고령화 사회로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내 고향 거창은 2020년 10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약 26%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이다. 이는 경남지역 전체의 고령화 진행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는 수준이다. 경남의 고령화율은 2020년 기준 약 16.4%를 보이고 있으며, 2030년 30%, 2045년 38.4%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거창은 벌써 26%대를 넘어섰다.

이런 속도의 진행이라면 2050년이 되기도 전에 거창은 인구 절반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될 것은 쉽게 추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창의 12개 읍면지역에서 거창읍과 가조면을 제외하면 면단위 인구도 2500명을 넘는 곳이 거의 없다. 특히 주상면을 포함한 6개 면단위의 인구수는 2000명에 훨씬 못 미친다. 거창군 자료에 의하면 2003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거창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03년 대비 2020년에는 약 5000명의 인구가 줄어들었다.

거창군 읍면 12개 지역 중 10개 지역은 이미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경남과 거창의 고령화, 인구소멸 지역이라는 당면의 현실 앞에 지역의 탈고령화, 인구증가대책이라는 정책들은 거의 대부분 떠나려는 청년을 잡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이를 낳을 젊은 층이 없음에도 출산율 증가를 위한 대책만을 강구하고 있다.

대단히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많다. 지속가능한 지역유지를 위해 그나마 몇 안 되는 청년들이라도 잡아둘 수 있다면 모든 안간힘을 써야할 것이다. 새로운 인구 증가를 위한 출산에 대한 정책, 임산부에 대한 각종 혜택들 또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또한 대한민국이 살길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지방이 소멸되지 않기 위해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농촌의 인구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펴야 하며, 교육·복지·일자리·지역개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인구 활력을 높이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거창군의 현실을 살펴볼까 한다. 거창의 지역경제의 주축은 과연 어느 연령대인가? 지역경제의 주축에서 고령인구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가? 과연 65세 이상의 고령인들은 더 이상 경제활동에 주축의 자리에 놓여있지 않는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반면에 사람들의 건강나이도 증가하여 고령인구의 경제활동 능력이 상당히 상승하였다. 지금 거창의 마을에서, 농업현장에서 주축의 상당부분은 65~75세의 연령층이 담당하고 있다. 65세 이상이어도 아직은 한창의 연령으로 경제일선에도, 농업현장에서도 건재하고 있다.

다만 연령이 주는 체력의 한계로 갈수록 지켜가야 할 현장의 범위가 벅차게 다가올 뿐 감당하고 있는 현장의 무게는 그다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과 거창군의 고령화 인구, 소위 노인인구에 대한 복지정책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그 정책들의 가장 큰 비중은 농촌지역의 고형화인구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노인이라면 누구나 받는 연금복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노인복지정책은 결국 그 비용의 증가로 인하여 지방자치재정에 매우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빠져나가는 청년을 잡기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지원하여, 청년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겠다는 생각과 정책은 지금까지 기대치에 미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청년정책 중 어느 정도의 정책이 농촌의 농업현실에 부합하는 정책이었을까? 농촌지역의 청년정책 중 농업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보다는 농업과는 별 상관없는 일자리 창출, 창업 등에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오히려 그런 정책과 지원에 길들여진 청년들은 결국 그런 식의 일자리가 많은 도시지역으로 떠나갈 뿐이지 결코 농촌의 농업경제인으로 성장하지는 않는다.

얼마 전 서부경남신문(8월 2일자 3면)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다양한 청년정책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지만 깊이나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는 부족한 부분도 엿보인다. 긴 안목의 창의적인 정책이 필요한데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중하는 인상이다. 관료주의의 한계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농촌의 고령화, 이제는 인정하여야한다. 고령화가 농업현장의 생산성을 낮추고 그로인해 농가의 수익이 떨어져 농민으로써의 경제활동이 어렵다면, 비록 고령이 되어도 충분히 농업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농업현장개선을 개발한다면 고령화 사회로 간다고 하여도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이다.

고령이라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도시에서와 같은 생활수준, 의료수준, 문화수준을 영위할 수 있다면 보다 더 많은 청년들과 중장년층 사람들이 농촌으로 살고자 들어올 것이다.

고령화, 인구소멸이 결코 문제의 초점이 아니다. 청년을 지역에 머물게 하려면 결코 문제 해결의 답은 청년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노인에게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구 노령화, 인구절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관점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도 충분히 일할 수 있고, 삶을 즐겁게 누릴 수 있는 생활여건들이 갖추어져 있다면 농촌은 미래사회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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