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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 기차역 감동 <기적>… 보이스피싱 소재 <보이스>추석연휴 볼만한 2편의 한국영화

시골마을에 기차역 만들기 위한
노력은 남부·달빛철도와 닮아
지역에서도 관심 가질만한 작품

보이스피싱의 모든 것을 담아내
거창·함양·산청·합천도 피해속출
목소리 뒤에 숨은 가해자 찾아야


명절은 1년에 영화 1~2번 정도 보는 사람들이 찾을 만큼 관객이 몰리는 시간이다.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 이후로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었으나 최근 영화관의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여름 성수기는 4차 유행과 맞물린 시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들의 흥행이 잇따랐다.

좌석 간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앞만 바라보는 관람 형태는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관람객이 6000만을 넘었으나 집단감염이 한 차례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극장 안전을 확인해주고 있다.

이렇듯 달라진 분위기 속에 올해 추석 시즌에는 두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기적>과 보이스피싱 범죄를 소재로 한 <보이스>이다.

작은 마을에 기차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그린 <기적>은 남부내륙철도와 달빛내륙철도 건설 확정으로 앞으로 기차역이 생길 거창, 함양, 합천의 기대와 비슷한 면이 있다.

<보이스>는 거창, 함양, 산청, 합천 4개군도 보이스 피싱 문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영화다.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경각심을 일깨우기 괜찮은 영화기 때문이다.

<기적> 오지마을에 생긴 민자 기차역 실화

<기적>은 실화를 바탕으로 작은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그린 영화다. 남부내륙철도와 달빛내륙철도의 건설 확정으로 기차역이 생길 거창·함양·합천의 기대와 비슷한 면이 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 오늘부로 청와대에 딱 54번째 편지를 보낸 ‘준경’(박정민)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마을에 기차역이 생기는 것이다.

기차역은 어림없다는 원칙주의 기관사 아버지 ‘태윤’(이성민)의 반대에도 누나 ‘보경’(이수경)과 마을에 남는 걸 고집하며 왕복 5시간 통학 길을 오가는 ‘준경’은 그의 엉뚱함 속 비범함을 단번에 알아본 자칭 뮤즈 ‘라희’(임윤아)와 함께 설득력 있는 편지쓰기를 위한 맞춤법 수업, 유명세를 얻기 위한 장학퀴즈 테스트,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 응시까지, 오로지 기차역을 짓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준경의 노력을 성공할 수 있을까?

기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1988년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에 세워진 역명부터 대합실, 승강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창조했다.

언제 기차가 올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에도 다른 길이 없어 철로로 오갈 수밖에 없는 마을 사람들. 이들을 지키기 위해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목표인 ‘준경’의 고군분투는 흥미롭다.

사연을 꾹꾹 눌러쓴 편지를 청와대에 부치고, 대통령을 직접 만나 부탁하기 위해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에 도전하는 4차원적인 발상과 열정의 소유자 ‘준경’, 그런 ‘준경’의 비범한 재능을 한눈에 알아채고 적극적으로 이끄는 친구 ‘라희’의 관계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허를 찌르는 엉뚱함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기차역 세우는 데에만 몰두하는 아들이 영 답답하기만 한 아버지 ‘태윤’과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동생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누나 ‘보경’까지 각 인물들이 품은 저마다의 사연이 하나둘씩 드러나며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간절한 바람이 담긴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준경’과 그의 곁을 든든히 지킨 사람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기차역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이야기에는 온기가 넘친다.

<기적>은 매 작품 역대급 변신을 이어온 박정민,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임윤아, 탄탄한 영화 필모를 자랑하는 이수경까지 연기력은 물론 개성과 매력까지 모두 갖춘 배우들의 신선한 만남으로 기대를 높이는 영화다.

향수를 자극하는 80년대의 감성을 담아내는 동시에 기차역이 들어서지 않은 시골 마을의 정감 가는 정취를 아름다운 풍광과 색감으로 담아냈다. 파란 하늘 아래 싱그러운 녹음, 드넓은 산자락을 통과하는 철로 등 자연과 어우러진 생동감 넘치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추석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보이스> 보이스피싱 범죄의 모든 것

<보이스>는 대한민국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 <사진: 씨제이 이엔엠(CJ ENM)>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당일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같은 돈을 잃게 된다. 현장 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은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원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잠입에 성공한 서준은 개인정보확보, 기획실 대본입고, 인출책 섭외, 환전소 작업, 대규모 콜센터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 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놀라게 된다. 그곳에서 피해자들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드디어 마주하고 3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총력전을 기획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돈을 찾기에 앞서 이를 어떻게 막을지 고민한다.

대한민국 최초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리얼범죄액션 <보이스>는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 실체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했던 보이스피싱을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검찰청 측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및 피해건수는 각각 7000억원과 3만9713건으로 드러났다. 이 중 피해금액의 환급률은 절반 미만으로 많은 피해자들이 피해금액에 대한 구제를 받지 못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대면 피싱 사건이 기승을 부리며 보이스피싱은 우리의 삶에 더욱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범죄 초창기 단순히 전화를 걸어 현금을 요구하던 이들은, 이제는 공권력을 완벽히 사칭하고 스마트폰 어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등을 이용해 고도화된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날로 늘어가지만 의문의 목소리 뒤에 숨은 가해자를 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이 검거된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의 돈은 전국, 전 세계에 흩어져 찾을 수 없게 된다. <보이스>는 이렇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해온 범죄인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차별화된 범죄액션을 탄생시켰다.

거대하고 치밀하게 조직화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존재는 이 범죄에 우리가 피할 수 있는 길이 있을지 막막하게 만든다.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기획에 맞는 개인정보들을 불법으로 수급하고, 금융 전문가에 가까운 이들이 리얼한 작전 대본을 완성한다.

누구나 속을 법한 위장 어플, 위장 홈페이지를 이용해 순식간에 피해자를 낚아채는 대규모 콜센터의 등장은 우리가 아무리 조심하고 의심해도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설명한다.

연출을 맡은 김선, 김곡 감독은 “보이스피싱 범죄는 굉장히 복잡하고 광범위해서 109분의 영화에 모두 담아낸다는 게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보이스>는 최대한 사실적이고 디테일하게 보이스피싱의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한다.

특히 보이스피싱 작전을 기획하는 과정, 그것을 실천하는 이른바 ‘보이스들’의 모습, 체계화된 현금 인출책들의 움직임 등 보이스피싱의 A부터 Z까지 영화 속에 낱낱이 드러나며 대한민국 보이스피싱 범죄에 경종을 울리고 관객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몸을 아끼지 않은 배우들의 액션 연기도 볼만 하다.

성하훈 편집위원  doomeh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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