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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골든타임을 지켜라’ 거창소방서 출동로 확보에 사활르포 :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소방차량의 신속한 출동은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

가상훈련 동승체험 현장은
불법주정차 차량들로 인해
소방통로 확보에 어려움 겪어

길이 막히면 안전도 막혀
소방차량에 대한 배려 필요

거창소방서가 동승체험으로 실시하고 있는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에 서부경남신문도 동참했다. 화재현장의 골든타임은 5분이지만, 긴급차량을 가로막는 양면주차와 골목길 불법주정차로 소방통로가 막히는 경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골든타임 확보는 시민들의 성숙한 참여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진: 거창소방서>

‘화재현장의 골든타임은 5분’ 소방차의 신속한 출동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화재 등 재난발생 시에는 긴급차량의 출동시간을 단축시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지난 14일 오후 8시께 거창읍 현대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가상 신고아래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에 서부경남신문도 동승체험에 나섰다. 이날 거창소방서는 현대·대경·주공 아파트 등 주택 밀집지역과 거창시장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진행했다.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소방펌프차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연신 울려 퍼졌다. 지휘차를 선두로 해 소방펌프차·물탱크차·구조차·구급차·굴절차 등 차량 6대가 한꺼번에 출동하는 시나리오다. 가상훈련에서는 지휘차와 소방펌프차만 출동했지만 실제 화재가 날 경우 모든 차량이 동원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지휘차 3명, 소방펌프차 5명, 물탱크차 1~2명, 구조차 4명, 구급차 3명, 굴절차 1명으로 동원되는 인력만 16~17명이다. 아파트의 고층에서 불이 날 경우 굴절차 대신 고가사다리차로 변경된다.

소방펌프차량에는 물 3000ℓ가량을 적재할 수 있다. 이는 소방관 2명이 방수하면 5분간 쏠 수 있는 양이다. 차량에는 각종 파괴기구·동력기구·에어매트·사다리 등을 보유하고, 차량후면 옆면에 방수구와 채수구(물을 빨아들임)가 존재한다. 차량 상단에는 방수포를 가지고 있다.

물탱크차량은 1만2000ℓ가량 적재가 가능하며 20분가량 화재 진압용으로 사용한다. 물이 떨어지면 길가의 빨간색 소화전에서 물을 흡수하여 화재진압에 나선다.

아파트 밀집지역에 양면으로 주차된 차량들.

소방관들은 방화복을 착용하고 화재진압에 나서는데 10월 중순 야간임에도 불구하고 방화복을 착용하니 땀까지 흘리며 순식간에 더워졌다. 훈련 상황임을 감안해 내피는 벗었지만, 소방관들의 피로도를 실제 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더운 여름철의 경우 소방관들은 화재와 싸우고, 더위와도 싸워야 되는 고단함이 피부로 절실히 느껴졌다.

김태완 거창소방서 대평119안전센터 팀장은 “인명신고나 화재 등 각종 재난발생 시에 골든타임은 5분이다”고 출동하는 내내 강조했다. 화재발생 후 5분경과 시에는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와 피해면적은 급격하게 증가한다. 소방차가 5분을 넘겨 현장에 도착하면 그전보다 사망자가 2배 이상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게다가 소방차와 구급차의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이 54∼66%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생사의 기로에서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만 있다면 소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소방관들이 가상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도 그 지역의 시간대별 교통상황, 샛길 등을 항상 몸으로 체험해 최대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소방관들이 소방서 차고지를 탈출하는 시간은 주간 20초, 야간 30초면 가능하다. 하지만 골목길 양면주차로 소방통로가 막히는 경우 골든타임 확보는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소방차 출동로 확보야말로 골든타임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에 동승한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소방차량에 탑승해보니 불법주정차로 인해 진입장애의 어려움을 직접 겪을 수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소방차가 진입을 시도하지만, 두 차가 맞닿을 정도로 틈새가 없고, 마주 오는 오토바이와 차량은 소방차량을 기다려주지도 않았다.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을 진압하고 있는 모습.

실제 거창시장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거창로터리를 돌아 거창병원 방향에서 시장으로 진입을 하자 좁은 도로에 양면주차로 장애가 발생했다. 여기에 시장 상가들이 상점 앞에 내 놓은 물건이나 차양막으로 인해 골목길로 들어가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차양막 앞에서 소방관 한 명이 이를 손으로 잡아당겨야 진입이 가능했다.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2분의 시간을 써버린 후였다.

소방차의 길이는 폭 2.75m, 길이 9m에 달한다. 주택 밀집지역이나 좁은 시장길을 진입하기에는 빠듯한 상황이다. 여기에 양 사이드미러가 차지하는 폭은 최대 1m로 실질적인 소방차량의 폭은 3.5m에 달했다. 도로 폭이 좁은 데다 길 구석이나 모퉁이에도 차량들이 주차돼 있고, 건물 밖 에어컨 실외기도 번번이 소방차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소방펌프차량의 내부 모습. 양 옆에 주차된 차량과 소방차량의 간격은 불과 10㎝ 안팎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도 허순혁 소방펌프차 운전원의 차량을 모는 기술은 감탄을 자아냈다. 양옆에 주차된 차량과 소방차의 간격은 불과 10㎝ 안팎. 사이드미러가 닿을 듯 말 듯 묘기 수준의 주행을 이어갔다. 허 운전원은 “1~2분 사이에도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생사를 위협할 수 있다”며 “주차여건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소방차량이 신속히 도착할 수 있도록 평소에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불법 주정차에 막혀 소방차가 더 진입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소방차를 세워놓고 구조대원과 진압대원이 차에서 내려 화재 장소까지 소화기와 호스를 들고 뛰어야한다. 여러 장비를 메면 그 무게만 최소 20㎏이다. 이 경우 골든타임 확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소방관들의 하소연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의 성숙한 참여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소방차가 우선 통행할 수 있도록 양보하거나 주택 밀집지역과 공동주택 등에서 불법주정차는 하지 말아야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한 것.

거창소방서는 5㎞ 이내 거리는 7분 이내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달 19일에는 ‘도민참여 소방차 길 터주기 행사’에 맞춰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서 소방출동로 확보와 비상구 안전관리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평일에도 매일 오후 8시에는 소방차량이 거창읍로터리·거창보건소·거창시장 등지의 방향으로 교통체증을 감안한 훈련을 하고 있다. 24시간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여념이 없는 것이다.

박영찬 현장대응단 소방위는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차이지만 길이 막히면 시민들의 안전도 막힌다”며 “화재·구조·구급 등 긴급출동 소방차량에 대해 군민들의 작은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순욱 거창소방서장은 “소방차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동승 체험을 직장인, 주부, 노년층 등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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