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보개기
깊은 가을밤
귀뚤이 울어대는
이 밤에도
돌아가고파.

실개천
마을 중심을
도도히 흘러내리고…

윗, 아래 마을
운무낀 우물가엔
물긷던
아낙네 웃음 정다웁고,

마을 어귀
타작마당은
동무들 놀이터
말뚝박기 신난 놀이
언제나 끝나려나
귀가를 기다리던
애타는 부모들 맘에
저녁놀만 붉게 타누만…

언제나
가고지고
나 돌아 가고지고!
개구장이 어린날의
아부지 어머이
세이야 누야
그리고
내 동무들의 웃음 있던
백암산 대숭골 골짝
그리운
내 고향 보개기로…

고향, 그립고도 사무치는 반가운 이름이다. 고향이 있다는 것은 지치고 힘들 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머이, 아부지, 세이, 누야와 함께 어릴 적 소꿉놀이 동무들이 있는 그곳이 얼마나 정겨운가. 불러보고 싶은 이름, 고향에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함양군 지곡면 보각마을의 원래 이름은 살기 좋은 동네라는 뜻을 가진 보가기(寶家基)였다. 보가기는 보개기로도 불린다. <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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