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가 되었다. 해가 바뀌면서 뭔가 새롭게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있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옛것과 새것이 범벅이 되고 혼란과 무질서가 혼재되어 갈피를 못 잡고 혼란스럽다. 새로운 한해를 맞는다는 느낌이 새 옷을 갈아입고 만나는 얼굴마다 서로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말로만 넘겨버리는 것 같다.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뜻은 적어도 하루 이틀 카카오톡으로 덕담을 주고받고 소주마시고 하는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는 다르게 오늘보다도 내일에 품어보는 기대와 희망이 있어야 한다. 진정 새로움의 자세가 몸과 마음에 가다듬어지지 않고 오늘보다 내일로 향한 새로운 포부나 결의가 굳어져 있지 않다면 새로운 의미는 없다. 새롭다는 뜻은 어제보다 오늘이 달라야 하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보다 더 알차도록 확실한 자세를 가다듬는데서 얻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주변상황이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코로나는 변종 오미크론이 확산되어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연말 어렵게 결정한 ‘위드 코로나’를 취소하고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 실시하고 있다. 하루에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수천명씩 발생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 되어 가게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선거를 60여일 앞두고,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유력후보를 내세운 정당의 선거대책위가 총사퇴하는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다.

어릴 때 듣던 호랑이 담배이야기가 생각난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는 아이들의 요청이 있으면, 어른들은 으레 “옛날하고도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울 때의 일이었다. 어느 날…” 이렇게 시작하던 이야기다. 사실 호랑이는 담배를 피울 줄 모른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말할까? 그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는 세상을 풍자한 것으로 ‘아주 오래전 세월’로 통하게 되었다.

임인년 새해벽두에 벌어지고 있는 주변의 이 불합리한 일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로 이야기되지 싶다. 지난해는 소띠해로 소처럼 묵묵히 일하며 살아왔다. 코로나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았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따뜻한 봄이 오게 되고 급히 흐르는 여울아래에는 깊은 웅덩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지난해가 코로나로 버거운 한해였다면, 올해도 여러 여건이 호랑이 등을 탄 형세라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지방선거가 있는 중요한 해다. 공자가 남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