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계약 체결 앞두고 곳곳 암초
회생계획안 제출도 4차례 연기

에디슨모터스 외에는 대안 없어
자금조달과 투자금 확보에 차질

지난 4월 <서부경남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는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함양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두 재무적투자자(FI) 중 한 곳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최근 투자 유보를 결정했다.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 간 본계약 마감일인 10일을 코앞에 두고 벌어진 일이다.

키스톤PE의 투자 유보는 향후 쌍용차의 성장 전략과 관련해 제3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방안을 놓고 에디슨모터스 측과 갈등을 빚어 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자본 동원 능력에 의구심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를 만난 셈이다.

게다가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회생계획안 제출을 4차례나 연기하는 등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력까지 물음표가 붙으면서 투자금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서 쌍용차에 투자키로 한 또 다른 FI인 강성부펀드(KCGI)는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예정대로 10일 쌍용차 인수대금의 10%(305억원)를 계약금으로 납입하고 계약서를 작성할 방침이다.

◇ 8000억원의 운영자금 확보가 관건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 3048억원은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이후 에디슨모터스는 회생계획안 마련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인데, 관건은 8000억원 수준의 운영자금 확보 방안이다.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서 별도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자금조달 방안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만들어서 채권단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야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및 운영자금 1조6000억원 중 절반가량인 8000억원을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로 산업은행에서 대출하겠다고 했으나 산업은행은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이 사실상 대출 불가 입장을 밝혀 이 방법은 물 건너간 상태다. 산업은행이 대출에 부정적인 상황이어서 에디슨모터스가 새로 제시한 쌍용차 부지개발이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우수한 전기차 기술력 자신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전기차 기술력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전기버스에 적용된 모터·배터리 기술과 플랫폼을 쌍용차에 이식하면 완충 후 최소 45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는 별도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손을 잡았다. 악재가 연이어 겹치고 있는 셈이라서 시장도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21일 배터리 개발 계약 및 배터리 팩 자체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쌍용차는 연구원들을 BYD에 장기 파견해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등 에디슨모터스 구상과는 다른 길을 걸으면서 별도로 전기차 관련 기술력을 끌어올리려는 독자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최종인수 확정 전부터 연구진을 만나 쌍용차 하체구조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경영에 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쌍용차 측은 최종 인수자로 결정된 것도 아닌데 핵심기술을 공유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당초부터 직원 180명(매출액 약 897억원)의 전기버스 회사가 4800여명이 종사하는 완성차 업체(매출액 약 2조9297억원)를 인수하는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문제는 에디슨모터스 외에 쌍용차가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쌍용차 평택공장 팔고 이전방안 모색

에디슨모터스는 평택공장을 팔고 이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경기도 평택시 중심부에 위치한 쌍용차 평택공장은 현재 가치가 9000억원에 달하는데 공업지역을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할 경우 가치가 1조5000억원으로 오를 수 있다. 대출 대신 자산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부지 개발을 통해 발생한 쌍용차 이익금은 공장 이전과 설비 비용, 미지급 임금 지원, 피해를 입은 부품업체, 소상공인 지원 등에 쓸 것”이라며 “남은 이익금은 사회에 환원하는 공공 기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쌍용차 대주주는 이익금을 한 푼도 가져가지 않을 것”이라며 “부지개발 결정 과정과 개발과정을 평택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평택 공장부지 개발이익을 모두 쌍용차와 협력업체,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쓰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반면 평택시 측은 “사전에 에디슨모터스와 논의한 바 없으며, 평택공장 이전 및 현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는 인수기업 확정 후 협의한다는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쌍용차 평택 공장 부지는 85만㎥로 현재 약 9000억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전인 지난해 7월 평택시는 쌍용차 회생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쌍용차와 평택공장 이전 및 현 부지 개발사업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쌍용차 인수에 대해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에디슨모터스는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전기버스를 상용화해 판매하고 있는데다 레벨3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판교 스마트시티에서 시험주행을 앞두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쌍용차를 글로벌 전기차 회사로 키울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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