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의 생활자체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꿈틀거리는 곳이 있다. 대통령선거일을 20여일 앞둔 정치권이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대통령선거 때보다 후보에 대한 비호감이 큰 선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호감이 클수록 상대 후보를 나쁜 이미지의 후보로 옭아매려는 프레임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

프레임이란 동일한 현상도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볼 수 있게 한다. 여대생이 밤에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할 것이다. 하지만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낮에 학교를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여당과 제1야당 두 후보 부인이 나란히 사과를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 부인 김건희의 녹취록 공개를 통해 제2의 최순실로 규정하려던 것이 오히려 거의 시원시원한 면모만 부각시켜주는 꼴이 되었다. 여권인사들은 ‘재2의 최순실’이 분명하다고 보는데 여론은 시큰둥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의 공무원 불법시중을 윤석렬 후보 부인 김건희의 녹취록보다 엄중하게 본다.

또 윤석렬 후보가 건설업체로부터 과거 수년간 명절 때 김·곶감·멜론·정육 등을 받았다는 보도는 “명절이면 의례적으로 주고 받는 햄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이재명 후보의 말 바꾸기가 심하다는 여론이다. “대장동은 내가 설계했다.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시켰다고 말했다가 배임죄논란이 일자 민간사업과 내부이익을 나누는 설계를 한 건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말 한 것이 당내에서 비판이 일자 다시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국민을 조롱한 말이 유행어처럼 회자되고 있다. 또 “대선에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 감옥에 갈 것 같다”라고 말한 것이 문제가 되자, “내 얘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그건 분명 궤변이다. 정론으로 시작했다가 곡론(曲論)으로 끝내는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가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TV에 나오는 등 과도한 주술·무속에 집착을 보이는 윤-김 부부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국민 눈높이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민의 인식수준은 높아졌다. 그런 상황에서 내로남불, 침소붕대, 아전인수가 기본인 억지 프레임으로는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 선거는 얼마간 반목과 분열의 측면을 지닌다. 선거가 민의의 용광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유권자도 정치인도 우리가 받들어야 할 도덕적 기준과 사회의 성숙도를 한 단계 높이도록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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