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눈여겨 볼 정부 발표 하나

▲ 변현성 마케팅발전소대표

지난 7월6일 정부에서는 미래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사업 하나를 발표하였습니다. 총예산 4009억 원 규모의 ‘저탄소 녹색마을 사업’이 그것입니다.

‘저탄소 녹색마을 사업’은 현 정부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서,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화석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대체에너지 또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상용화하는 미래 환경 마을로 현재의 마을을 개조하자는 국가 프로젝트입니다.

확정된 일정은 내년까지 사업공모를 통해 전국에 10개 마을을 선정하고, 마을별로 265억 원씩을 지원해 2012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이며, 사업 1단계인 2013년까지의 총예산은 4009억 원입니다.

사례#2. 스타마을의 비밀

해외의 사례를 보면 정부에서 수립한 국책 사업을 떠먹여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을 스스로 추진력을 모아 능동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존재감 없는 무명마을에서 전국적인 스타마을로 변신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아일랜드 서부 인구 1만8000명의 전원도시, ‘에니스(Ennis)’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에니스는 아일랜드 고유 언어인 켈트어로 ‘이니스(Inis 섬)’를 뜻합니다. 낙도가 상상되는 우리말의 ‘섬’처럼 말 그대로 촌구석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의외의 사실은 주민소득의 80% 이상이 e-비즈니스를 통해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 농촌형 에너지자립 녹색마을 조성을 위한 농림수산식품부 계획 ⓒ농림수산식품부

변화의 계기는 97년, 아일랜드 국영 통신회사인 ‘에르콤’사가 정보기술(IT)산업을 국가 주력산업으로 띄우기 위해 주최한 ‘정보화도시 경연대회’였습니다. ‘정보화도시 경연대회’ 뉴스를 접한 에니스의 지역 리더(이장․里長)는 지난 800년간 ‘오프라인 시대의 섬’으로 지내왔던 에니스를 ‘온라인 시대의 항구’로 만들자는 야망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을 설득해 관(官)주도의 사업계획을 세우는 대신, 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교사, 경찰, 정육점 주인, 농부, 간호사 등 15명의 대책팀을 구성하여 아래로부터의 변화와 주민참여를 일구어 갔습니다. 그 결과 전국의 46개 참가 도시를 제치고 1등을 거머쥐며 상금으로 1500만 아일랜드 파운드(약 270여억 원)를 받게 됩니다.

그로부터 4년 후 에니스는, 아일랜드의 이름 없는 촌에서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도시(넓은 의미로 지식기반 도시)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는 이 정책을 수립한 정부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에니스의 드라마는 정부와 주민 사이의 창의적인 도전과 응전이 상상 이상의 결과를 낳고, 마을의 열정이 마을의 미래를 바꾼다는 교훈을 전 세계의 마을에 안겨 주었습니다.

#3. 이장님의 마을을 ‘대한민국 10대 마을’로!

▲ 좁은 상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에니스의 중심부 거리. 이 거리 상점의 절반 이상이 세계시장, 그 중에서 미국과 유럽의 아일랜드 교포 시장을 상대로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자연, 교육, 농업은 거창을 지탱하는 3대 기반입니다. 이는 ‘저탄소 녹색마을’을 세울 수 있는 유리한 터전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에니스’의 성공사례에서 보듯이 요점은 천수답경영처럼 하늘의 은혜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을 스스로 ‘뭔가 해보자’는 의지를 갖고 능동적으로 과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열정과 주민참여가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과 의지를 바탕으로 민관(民官) 협업의 전문가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면, 만드는 과정도 즐겁고 그 결과도 창의적인 ‘대한민국 10대 마을’을 우리 거창에서 탄생시킬 수 있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농장의 축산폐기물(소똥)을 연료화해 발전하고 그 전기를 농장의 가공 공정 등에 바로 사용하는 영화 같은 일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뜻있는 이장님의 도전을 기대합니다. 그 도전이 외롭지 않도록 마케팅발전소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변현성 마케팅발전소대표  clov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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