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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초등학교 입학생 0~1명 14개교

산청 1개·합천 3개 입학 0명
10개교서는 ‘나 홀로 입학생’
합천 덕곡분교는 전교생 1명

합천, 읍 제외 모두 10명 미만
함양, 신입생 200명대 무너져
거창, 읍 편중도 90%에 달해

올해 거창·함양·산청·합천 4개군 가운데 산청군 1개교와 합천군 3개교는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입학생’으로 신입생이 1명에 불과한 곳도 거창군 2개교, 함양군 2개교, 산청군 1개교, 합천군 5개교로 전체 61개교 가운데 10개교로 나타나면서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계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심각한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합천군은 18개교 가운데 합천초등학교를 제외한 17개교 모두 입학생이 10명을 넘는 곳이 없어 소멸위기를 넘어 생존위기라 불릴 정도로 지역의 최대 현안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거창·함양·산청·합천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22년도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거창 373명, 함양 182명, 산청 134명, 합천 12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813명에 불과하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거창 69명, 함양 26명, 합천 29명이 줄었다. 산청은 오히려 22명이 늘어났다.

입학생이 5명 이하인 곳도 상당해 학령인구 감소현상은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폐교위기가 현실화될 형편이다.

거창군은 가북초·고제초·남상초·남하초·마리초·북상초·신원초·웅양초·위천초 9개 학교가 신입생이 5명 이하였다. 여기에 거창초는 읍지역이면서 115년의 전통을 가진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0명에서 올해 19명으로 줄어들어 심각한 위기상황을 보였다. 반면 월천초는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15명으로 4명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거창군이 학교 인근지역에 임대주택을 지어주는 등 ‘작은학교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신원초와 가북초는 신입생은 소폭 늘어났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교생이 줄어들거나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단기적인 처방일지는 몰라도 장기적인 처방에는 물음표를 던진 것이다.

함양군은 5명 이하인 학교가 금반초·마천초·백전초·병곡초·서상초·서하초·유림초·지곡초 8개 학교가 해당됐다. 함양군은 지난해 입학생 수는 208명으로 200명대를 유지해왔지만 올해는 182명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명대가 무너지면서 군민들의 충격도 컸다.

전국 작은학교 살리기의 모델인 서하초도 마찬가지였다. 서하초는 지난 2019년 폐교위기에 몰리자 전국을 대상으로 ‘전교생 해외 어학연수, 빈집 제공, 학부모 일자리 알선’이라는 이색적인 공약으로 열풍을 일으켰지만 올해 신입생은 지난해와 같았고, 전교생은 9명이나 줄어들어 중간 문제점을 점검해봐야 할 상황에 처했다.

산청군은 4개군 가운데 유일하게 입학생 수가 늘어났다. 2020년 135명에서 2021년 112명으로 줄어들었다가, 2022년 134명으로 늘어난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어느 한 학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입학생이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학생 수가 늘어난 데 대해 교육청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덕산초 10명과 산청초 11명, 생초초 6명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산청초는 읍지역이라 이해가 되지만 덕산초·생초초는 이례적이다. 최순옥 덕산초 교장은 “학교에서 특별한 혜택 등 지원은 없었다. 자연적으로 학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2년 동안은 신입생이 줄었지만 줄곧 15~20명 가량은 유지했었다”고 말했다.

합천군은 18개교 가운데 합천초를 제외한 17개교가 10명 이하였다. 이 가운데 14개교는 5명 이하라 가장 큰 폭으로 학생 수가 줄어들었다.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곳이 3개교, 1명에 불과한 것도 5개교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초계초 덕곡분교는 전교생이 1명으로 올해 입학생이 없었다면 폐교가 될 상황이었다.

전교생 수도 2020년 182명, 2021년 153명, 2020년 124명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어 내년에는 신입생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안게 됐다. 출생률 감소와 인구유출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합천은 경남에서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2023학년도부터 향후 5년간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해마다 감소해 현재의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이만저만한 걱정이 아니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고교에 이르기까지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지역소멸 위기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인구소멸은 대부분의 농산어촌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거창·함양·산청·합천 지역의 경우도 미래에 직결되는 신생아 수와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민들도 막연하게 심각함을 느끼던 인식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되자 위기의식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농촌 살리기, 작은학교 살리기의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또한 읍지역을 제외한 면지역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것도 지역소멸을 앞당기는 두드러진 특징이다. 거창군의 경우 전체 초등학생 중 열에 아홉은 거창읍의 초등학생이다. 편중도가 90%에 달하고 있다.

함양·산청·합천도 마찬가지다. 일부 특성 있는 면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면들의 경우 상당수가 소멸 위협에 처하며, 미래가 사라질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농촌 공동체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초등학교는 작은 마을의 대소사를 함께하고 주민 모두의 추억이 얽혀 있는 곳이다. 인구가 줄어들면 학교가 없어지고, 결과적으로 마을 붕괴라는 연쇄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다.

인구소멸을 막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인구정책과 교육정책 변화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를 맞아 대도시나 읍 중심으로 형성된 인구를 면 지역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긴 안목의 대책을 지방정부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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