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가 출산율 제고이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1년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역대 최저치와 세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합계 출산율은 0.7명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올해 거창·함양·산청·합천 4개군 가운데 산청군 1개교와 합천군 3개교는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입학생’으로 신입생이 1명에 불과한 곳도 거창군 2개교, 함양군 2개교, 산청군 1개교, 합천군 5개교로 전체 61개교 가운데 10개교로 나타나면서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계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심각한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전국 작은학교 살리기의 모델인 함양군 서하초도 마찬가지다. 서하초는 지난 2019년 폐교위기에 몰리자 전국을 대상으로 ‘전교생 해외 어학연수, 빈집제공, 학부모 일자리 알선’이라는 특혜 공약으로 열풍을 일으켰지만 올해 신입생은 지난해와 같았고, 전교생은 9명이나 줄어들어 문제점과 대책을 점검해봐야 할 상황에 처했다. 2023학년도부터 향후 5년간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해마다 감소해 현재의 3분의2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신생아가 줄어드는 것은 아기용품의 구매력 감소는 물론 병원, 서점, 문방구, 옷가게, 학원 등 아이 관련 산업의 위축은 물론 초·중·고교에 이르기까지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지역소멸 위기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농촌공동체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장기적인 충격에도 불구하고 그 대응은 여전히 단기적이고 비효율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지난 15년 동안 총 380조원의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 부었지만, 그 결과는 연속적인 출산율 하락이 보여주듯이 성과가 없었다. 단기적 안목의 현금지급식 대책만으로는 출생아수 감소세를 막기 어렵다.

저출산대책은 이제 단편적인 차원에서 벗어나, 미래 인구주조 대비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녀를 안심하고 출산하여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완비하는 것을 저출산 대책의 제1목표로 삼아야 한다. 맞벌이 가정에 대한 파격적인 육아 대책 없는 저출산 대책은 공허한 말잔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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