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위대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미소와 위로의 말 한마디가
우리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네.

간혹 가슴앓이가 오고 가지만
다른 얼굴을 한 축복일 뿐,
시간이 책장을 넘기면
위대한 놀라움을 보여 주리.

거창군 마리면 고학리 용원정과 쌀다리 앞에서 벚꽃에 취한 상춘객. <사진: 김정중 거창군청 주무관>

언제 왔는가 돌아보면, 어느새 저만큼 가버리는 달. 인디언들은 3월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로 묘사했다. 엊그제 3월의 달력을 넘겼나 했는데, 눈 깜빡 할 사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장영희 교수는 ‘다시, 봄’이라는 책에서 “문득 다가오는 봄 속에 내가 숨 쉬며 살아 있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감사합니다. 올봄엔 정말 꼭 꽃구경 한번 나서 봐야겠습니다”라고 애달게 노래했다. 간혹 가슴앓이가 오가는 봄이지만, 올해는 햇살좋은 날 달팽이처럼 몸을 말리다 가로등 불빛이 쏟아지는 거리에서 꽃비를 맞아봐야겠다. 이 또한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주는 축복이리.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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