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함양·산청·합천 4개군
군수·도의원 후보 없어
군의원·광역비례만 나서

진보성향 유권자들 담아낼
차선책 없는 점은 아쉬워

거창군수 선거는 무소속과
정책연대 가능성도 거론

더불어민주당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회가 3월 대통령선거에서 거리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민주당 지역위원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별 공천경쟁이 시동을 걸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창·함양·산청·합천 4개군 모두 군수 후보와 도의원 후보가 없고, 군의원 후보와 광역비례 후보만 나섰기 때문이다.

군의원 후보도 모든 선거구에 나온 것도 아니어서, 정치적 확장성과 그간 활동에 대한 선택을 받는 선거축제가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 아닌가 싶은 인상이다.

특정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보수적인 지역의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지난 지방선거 당시 군수 후보자들을 내세워 경쟁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위축은 더욱 도드라진다.

대선 결과를 놓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플랜B(차선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이 미약한 차이로 진 대선에서 거창·함양·산청·합천 4개 군은 국민의힘 강세를 보였으나, 민주당 지지율이 30% 안팎으로 나온 것은 유의미한 결과였다. 진보정당 지지표까지 합하면 함양의 경우 35%에 가까울 정도다.

총리와 장관 내정자의 검증 문제가 제기되며 민심이 술렁이는 상황에서 이를 담아낼 그릇이 없다는 것은 지역적으로도 부담이다. 특정정당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 건전한 대안 세력이 필요하다. 일방적 독주를 막고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거창의 경우 민주당 군의원들이 시민단체 인공지능 평가에서 1~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의정 활동에 열의가 달랐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장 젊은 군의원인 권순모 의원의 경우 조례대표 발의 수와 5분 발언, 발언 가치 퀄리티, 대군수 지적 퀄리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통합복지카드 제안과 빈집 관리를 통한 관광 및 인구정책 효율성 제고, 공공병원 설립 등은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있는 사안들이었다.

이런 성과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선거와 비교해 대선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진보정당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은 지역 현실에서 민주당은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을 담아내야 하는데, 그릇이 준비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민주당의 경우 이번 선거 출마자들은 현역 군의원들의 제자리 지키기가 두드러진다. 4개군 현역 군의원들은 모두 재선에 나섰다. 경쟁이 있는 곳은 3명이 몰린 거창군의원 가선거구와 기초비례대표(군의원), 2명이 경쟁하고 있는 함양군의원 가선거구에 불과하다.

내부 정리를 통해 일부는 도의원 도전으로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지방선거 특성이 군수 후보를 중심으로 도의원, 군의원 후보들이 함께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이라면 군의원 후보만으로는 지역의 민의를 제대로 담아내기 어려워서다.

거창의 경우 무소속 양동인 후보와 민주당의 정책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양측은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대내외적인 여건상 쉽지 않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대선 진보성향 표가 35%에 육박해 4개군 중 가장 진보적인 모습을 보인 함양의 경우 민주당 차원에서 권유도 있었으나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양은 대신 광역비례 도의원을 후보를 냈다.

이와 관련해 서필상 민주당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장은 “현재 합천 군수로 출마할 적임자는 찾았다. 거창·함양·산청 지역도 5월 2일까지가 당내 경선 마감이라 경쟁력 있는 후보를 물색 중”이라며 “3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유권자의 뜻을 저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경우 군수 후보 없이 치르는 선거는 기존 지지표마저 흡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적당한 견제세력이 없다면 일당 독주에 따른 부작용은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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