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치마에는 솔잎하나 붙어도 동네가 떠들썩한데, 스님들 의논만 막으면 법당에서 소를 잡아먹어도 까딱없다는 속언이 있다. 함양군의 로컬푸드 판매장 계약직 직원이 무려 2억원이 넘는 판매대금을 횡령한 사실에 관계자들이 입을 맞추어 8개월 가량 비밀을 유지하면서 해결하려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속언이 진실임을 증명하고 있다.

함양군은 로컬푸드 직매장의 계약직원이 농산물 및 농가공식품 판매대금 횡령사실을 지난해 9월경 자체 내부감사를 통해 해당문제를 인지하고도 함구령에 의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고, 자체 해결방안을 모색하다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함양군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 5곳 매장의 재고관리, 매출액관리, 수익금입금 등의 업무를 계약직원 1명이 담당하고 있었다. 이 사건은 다가오는 6·1 군수선거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을 제기하자, 함양군은 다음날 부랴부랴 해당사안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폭로한 군수 예비후보의 주장에 따르면 횡령의혹을 받고 있는 계약직 공무원의 어머니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군수 후보자의 참모로 활동했으며, 2019년 계약직원 채용 당시 공정성문제가 있다고 한다. 정실인사에 의한 폐해가 드러난 것이다.

우리 농업인들이 피땀 흘려 가꾼 농산물과 농가공식품, 그리고 관내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함양군에 믿고 맡겼는데 그 판매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서도 행정의 눈치만 보며 속앓이 했을 농민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픈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로컬푸드 판매대금 횡령 논란이 일면서 상림 로컬푸드 설치부당 및 종사자가 담당과의 가족이라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상림 로컬푸드 매장은 설치 때부터 주변 상인들은 물론 많은 군민들이 설치장소의 부적합성과 예산낭비를 이유로 반대했음에도 군에서 강행했다. 로컬푸드 매점설치 공사 장소가 주민들이 느티나무와 등나무넝쿨아래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랑받는 힐링의 장소 바로 앞이다.

상인들은 군수를 찾아가서 항의하는 등 반발했다. 매일 같이 상림산책을 하며 지나다니는 주민들도 상림의 초입에 로컬푸드 매장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했다. 상림공원 안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두려면 36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산삼항노화 산지유통센터를 활용하면 될 것을 구태여 로컬푸드 직매장을 짓는 것은 예산의 이중낭비라고 주장한다.

차제에 로컬푸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책임성 있는 경리담당 직원을 두어 판매대금의 정확성을 기하는 등 운영방법 개선 등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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