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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장애인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
문장순 통일과 평화 연구소장.

북한 장애인의 존재 여부를 알기 쉽지 않아서 한때는 북한 장애인의 존재에 대해서 설왕설래했던 적이 있었다. 가끔 북한 이탈주민들을 통해 장애인을 본 적이 있고, 주로 지방에 장애인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는 했지만 정확한 실체를 알 수는 없었다. 그런데 2012년 런던에서 열린 제14회 하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함으로써 북한 장애인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북한은 처음 출전한 대회였지만 어느 국가 선수단보다 관심과 환호를 받았다.

이후 북한은 2013년 ‘장애자보호법’을 개정하고, ‘장애자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그 현황을 국내외적으로 공표함으로써 북한 장애인 문제가 공식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북한은 장애인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북한 스스로도 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장애인들이 존재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 직후 ‘6·25 전쟁에서 불구자가 된 인민군 장병 및 빨치산들을 위한 영예군인학교’를 설치하면서 일반적인 장애인이 아닌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과 관련자들을 위한 장애인 복지가 시작되었다고 보며, 선천적인 장애인이 아닌 전쟁으로 인한 후천적인 장애인을 위한 제도를 중심으로 장애인 복지가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이들에게 기술교육과 자활교육을 통해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인력으로 양성해 국가에 기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장애인들의 개인적인 삶을 추구하는 남한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국제사회에 장애인의 문제를 공개하고는 있지만, 이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인권 강조의 흐름에 대응하는 조치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들에 의하면,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도 일반사회에서 분리되어 지방에서 열악한 상태의 특별 집단시설에 거주하는 것으로 증언하고 있으며, 북한 병원에서는 장애를 가진 어린아이가 출생하면 매장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만약 이렇다면 북한 장애인들은 인간다운 삶을 부정당할 수밖에 없다고 보며, 장애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국제사회에 장애인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고, 인권을 위한 법을 제정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남한도 장애인에 대한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했던 것은 아니다. 장애인 인권을 어느 정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1981년 장애인의 날을 제정하고, 1991년 장애인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공표했다. 장애인과 관련한 복지제도는 있었지만, 수년 동안의 논쟁 끝에 인권 차원에서 제도화된 것은 2007년 탄생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이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이 불편을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최근 이동권 문제로 장애인들이 벌이는 시위는 장애인에 대한 제도개선이나 현실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북한이 과거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현실 체제는 아니다. 정부가 베풀어 주는 시혜를 받으면서 국가에 기여하도록 요청받고 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 인권 존중이 아니라 외부 시선에 의해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제사회에서 매번 장애인 인권 개선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이러한 북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 중에 하나가 남북한 장애인들 간의 교류다. 남북 장애인이 서로 만나서 장애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장애인 인식 개선에 대해 공유해 나간다면 또 하나의 통일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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