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먹는 물 정부사업 확정
2028년까지 2조5000억원 투입
지역주민들 30년에 걸쳐 ‘반대’

부산과 동부경남의 먹는 물 공급을 위해 황천 황강물을 이용한 ‘낙동강 먹는 물 공급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자 합천군·거창군 두 지자체는 연대 투쟁을 예고하며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세종시 정부청사 환경부 정문 앞에서 ‘황강하류 광역취수장 설치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합천군>

부산시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해 합천 황강물을 이용한 ‘낙동강 먹는 물 공급 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정부사업으로 확정되자 합천·거창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낙동강 유역 취수원의 다변화를 통해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낙동강 유역 700만명 주민의 먹는 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총사업비 2조4959억원이 투입되는 구축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타당성 확보의 기준이 되는 종합평가(AHP)는 0.556로 나왔다. AHP는 경제성·정책성과 지역균형발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의사결정 방법이다. AHP가 0.5 이상이면 정부 사업으로 확정된다.

핵심사업은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를 개발하여 부산과 경남 동부에 일평균 90만톤을 공급하기 위한 취수시설 및 관로 102.2㎞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대구·경북에 일평균 30만톤을 공급하기 위한 관로 45.2㎞ △청도 운문댐에서 울산에 반구대암각화 보호를 위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관로 43.8㎞를 건설이다.

환경부는 올 하반기에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해 2025년 사업착공. 2028년 준공 예정이다.

하지만 이 낙동강 취수원 계획은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뜨거운 감자로 진행 중이다. 특히 30여년 전에도 주민들의 황강취수장 반대가 극에 달했다. 당시 부산시에 50만톤을 공급하려고 했으나 주민들이 강력하게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 주동자 3명이 경찰에 구속되면서 계획은 백지화됐다.

주민들은 “황강 하류에 광역 취수장을 건립하면 상류지역은 상수원 보호구역과 공장건립 제한 구역으로 지정되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농업용수 고갈 등 주변 농축산물 생산기반도 붕괴되고 개발도 제한되어 지역소멸을 부추기게 된다”고 반발했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1995년 당시 주민들이 트랙터 등 농기계를 몰고 거리에 가득 메웠고 합천댐 사무소를 난입해 집기를 부수는 등 강력히 저항해 황강취수장 계획을 무산시킨 바 있다”며 “주민 동의 없는 밀어붙이기식 사업이라며 1995년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도 “황강 물 80%가 거창지역에서 유입되는 점을 고려해 관련 부서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주민대책위원회와 간담회도 열었다. 앞으로 합천군과 대응방안을 공동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합천·거창 주민들은 황강광역취수장반대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조직 정비에 나서 대대적인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모식도.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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