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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내빈의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식

지난달 22일 거창 수승대의 밤하늘은 불꽃이 화려하게 수놓았다. 수승대에서는 7월 22일부부터 8월 5일까지 개최되는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식이 있었다. 이번 거창연극제는 운영주최를 두고 파행을 겪은 지 6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되는 것도 4년 만이라 연극인들은 물론 군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거창국제연극제는 32회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동안 군민들의 문화의식수준 향상과 문화생활에 크게 기여해왔다. 더구나 거창을 국제연극제의 메카로 명성을 드높였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국제연극제를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막식은 문화예술의 향유는 소수계층에게만 독점하게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군민들이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개최취지를 망각한 행사였다. 무대가 일반관중이 아닌 군수·군의원 등 초청 인사들만 배려해 물위의 좌석을 향하도록 꾸며졌다.

수상무대가 무지개극장을 중심으로 100m 가량 이어지는 강변의 바위들 위에 앉아서 보도록 설치하여 초정인사도 일반 관객들과 섞여 함께 구경할 수 있게 했더라면 신선함을 주는 등 좋았을 것이란 생각에 비추어 보면 이번 개막식은 아쉬웠다.

주최 측에서는 수승대의 수상무대인 무지개극장에서 개최된 개막식이 역대 가장 화려가게 펼쳐진 것으로 홍보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연을 제외한 불꽃드론에만 약 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야심차게 준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막식을 지켜본 뜻있는 사람들의 평가는 역대 가장 빈약하였다는 혹평도 많다. 무대 옆의 강변에서 구경한 관객은 무대는 보이지 않고, 배우 뒤통수만 보는 공연인데 차라리 마당극이라면 이해하겠으나 무대 뒤에서 연극을 보라고 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평가 절하했다.

가장자리에서는 음향마저 잘 들리지 않다보니 공연현장에서 스크린을 통해보는 웃지 못할 진풍경도 벌어졌다. 1시간동안 이어지는 공연이 절반쯤 지나자 ‘불꽃 드론을 봤으니 공연은 다 봤다’며 자리를 떠나는 관객이 많았다. 주최 측이 자랑하는 화려한 것은 불꽃뿐이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축제의 주인공인 관객들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운영의 주최가 기존의 낡고 정형화되고 관료적인 사고를 가진 상태로는 군민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 연극제를 만들 수 없다. 거창연극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주최 측이 관행적으로 보여 주기식의 운영방식에서 벗어나아 한다.

문화예술은 행정당국이 군민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군민들이 당연히 그리고 반드시 누려야 할 권리다. 언론도 현장의 확인 없이 주최 측에서 내놓은 자화자찬의 홍보성 자료를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거창연극제를 시들어가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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