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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몰래 봉사활동 10년, 박동현 전무의 ‘고향사랑’

안의현감 공덕비 주변 정리하다
바르게 살자 공원까지 환경정비
주변에선 보기 드문 효자라 칭송

박동현 함양 중앙레미콘 전무이사의 고향사람이 남달라 귀감이 되고 있다. 10년 넘게 안의 오리숲 주변과 공원조성을 정비했던 일들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한여름 뙤약볕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솔선수범으로 도로변 풀베기와 깨끗한 공원 환경을 만드는 이가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함양 중앙레미콘 전무로 재직 중인 박동현(53) 씨는 2013년 안의 오리숲 입구에 있는 ‘안의현감 공덕비’ 주변 잡초를 제거하면서, 안의 관문에 해당하는 약 1000㎡(300평) 면적의 ‘바르게 살자’ 공원 환경관리도 함께 하며 나선 것이 이 일의 시초다.

그가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것은 십수년 전 문화답사 차 안의면을 찾은 한 대학교수와 학생 간의 대화에서 비롯됐다. 그들이 “선조들의 얼이 담겨 있는 공덕비 관리를 안했는지 풀이 너무 무성하다”는 대화를 듣는 순간, 박 전무는 “안의면민으로서 너무 부끄럽고 죄송해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남 몰래 도로변에 예초기로 풀을 깎는 등 일상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들을 손님을 맞이하는 눈으로 고향을 보게 된 것이다. 안의현감 공덕비 주변의 풀을 깎다가 안의 오리숲 관문 입구까지 반경을 넓혀나갔으며, 공원관리에도 정성을 쏟게 된 것.

10년 동안 해왔던 일이 이번에 알려지게 된 까닭도 늘 주변에서 지켜보던 지인들이 처음으로 이야기를 하면서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원주변의 풀베기는 1년에 3번씩 연례행사로 치르다보니, 주변에 봤던 이들의 말들이 자연스레 미담으로 전해지게 된 것이다.

한사코 취재를 거부하는 박 전무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1년에 공원정리와 풀베기는 몇 번을 하냐고. 박 전무는 “5월초와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기 전인 7월말, 그리고 추석이 지난 이후 9월까지 총 3번을 하게 되면 1년 내내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의현감 공덕비 잡초를 제거한 후의 모습. 사진은 2014년 5월 모습.
'바르게 살자' 공원 모습. 십수년 전 심은 묘목들이 훌쩍 자라 어른 가슴높이까지 이른다.

박 전무는 부모에게도 극진한 효자다. 2000년 작고하신 아버지를 병석에서 6년째 모셨고, 올해 2월에 돌아가신 어머니도 극진하게 모셔왔다. 친구들도 모두 한결같이 “이런 효자는 없다”며 제일마냥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보통사람들은 마음먹기 힘든 일이지만 그는 제일 마냥 쉽게 손을 걷고 나선다. 안의현감 공덕비의 잡초제거도 나고 자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것이다.

지금은 안의현감 공덕비가 3년 전 ‘광풍루’ 앞으로 옮겨가면서 이제는 ‘바르게 살자’ 공원만 관리하고 있지만, 지역을 아끼는 마음이 없었으면 시작조차 못했을 일이다. 사실 요즈음 공원의 풀을 베는 것 보다는 “나무들을 관리하는 것이 더 신경 쓰인다”고 어려움으로 호소했다. 10년도 전에 만든 공원이다 보니 어린 묘목들이 이제는 어른들 가슴까지 자라 잡풀정리보다 나무를 가꾸는데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7월말 한여름 뙤약볕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원 풀베기와 주변환경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피서객들이 용추폭포 입구에 마구 버려 놓은 쓰레기들을 직접 사 온 봉투에 담아 정리하고 있다. 사진은 2014년 5월 모습으로 유일하게 한 장이 남아있었다.

뿐만 아니다. 안의 용추사 일주문 1㎞ 밑에 위치한 꺽지소 바로 위 반송을 관리하게 한 것도 박 전무이다. 안의면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출입금지라 써 붙여도 이곳이 경치가 아름답고, 물이 좋다보니 피서객들이 막무가내로 야영을 하곤 했었다. 궁리 끝에 크레인과 포클레인을 동원해 소나무와 조화를 이루게 큰 바윗돌을 가져다 놓으면서 안의면의 걱정거리를 해소한 것.

또한 독실한 불교신자이다 보니 용추사 쪽으로 오르다 미처 치우지 못한 쓰레기들이 있으면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도 어느새 생활이 됐다. 궂은일이다 보니 고향사랑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없으면 마음은 먹어도, 쉽게 행동으로 하기는 어려운 일들이다.

박 전무는 “내 손으로 직접 잡풀을 제거해 공원이 깨끗해지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 행복은 내일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땀을 흘리고 나면 즐거움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일을 마친 후와 휴일에는 영락없는 농부다. 3100㎡(950평) 규모의 논농사와 밭농사를 바쁜 와중에도 직접 농사를 지으며 병석에 누워 계신 아버지를 대신해 동생들을 보살피며 가장의 역할을 해왔다. 안의사람들이 박 전무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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