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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의 미래교육 비전과 방향 ‘100인이 말하다’

교육의 핵심가치와 주제 토론
함께 공감하고 고민하는 자리

‘미래형 교육센터’ 건립 논의
공청회·전문가 과정 거치기로

거창군은 23일 종합사회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교육도시 거창,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180분간 군민 참여 100인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5~7명이 1조에서 14조까지 아동·청소년, 중장년, 노년, 여성 등 역할별 분임형태로 이루어졌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서 과연 우리 아이들이 잘 살아갈지 걱정이 앞서는 현실 앞에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한 군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거창군은 23일 종합사회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교육도시 거창,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군민 참여 100인 대토론회를 열었다. 각계각층의 군민과 함께 지역의 현안과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그만큼 열기가 뜨거웠고, 다양한 논쟁도 제시됐다.

토론 대상자는 거창군에 주소를 둔 학생·학부모·교육 단체(32명), 시민사회단체(12명), 문화예술단체(11명), 읍면사무소 추천(24명), 개인 참여희망자(21명)가 참석했다. 연령층도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했으며,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180분간 진행됐다.

토론을 도와주는 퍼실리데이터만 김재인 플렉스커리어 대표를 비롯해 10명이 참가했다. 퍼실리데이터는 회의나 워크숍의 참석자들이 동등하게 논의에 참여하고, 목적을 이해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중립적인 위치에서 참여와 토론을 이끌어내는 역할자를 뜻한다.

토론회 좌석은 5~7명이 1조에서 14조까지 아동·청소년, 중장년, 노년, 여성 등 역할별 분임형태로 이루어졌고, 퍼실리데이터들은 2개의 좌석을 맡아 진행을 도왔다.

이날 토론회는 ‘미래교육 방향’ 이라는 1주제 토론을 통해 거창군의 미래교육 방향과 목표를 정하고, ‘미래형 교육센터’라는 2주제 토론에서는 거창군의 역점사업인 복합교육센터에 대한 의견을 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토론자들이 미래교육 방향에 대한 충분한 토론시간을 요구하여 일부 조에서는 1주제 토론에만 모든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와는 다른 의견을 설득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는 원칙 속에서 다름이 다툼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토론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거창군과 인구교육과에서 이번 토론에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또한 토론회에는 인사차 참석한 다른 내빈들과는 달리 거창군의회 국민의힘 김향란, 더불어민주당 김홍섭·신미정 3명의 의원은 직접 토론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향란 의원은 “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함께 들어봐야 알 수 있다”며 “같이 고민하는 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군민 100인 대토론회는 군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구상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치는 뜻 깊은 자리로 거창 미래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첫 단계로 생각한다”며 “미래를 위한 교육도시 거창 위상 재정립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거창교육 미래상에 대한 소주제

토론자들이 거창의 미래교육 핵심가치에 대한 생각들을 붙여놨다. 아이디어 한 개당 포스트잇 한 장을 사용해 분류와 변경이 쉽도록 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1~14조까지 나뉜 분임형태에서 뽑아낸 소제목들. <사진: 서부경남신문>

토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워졌다. 군과 군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의논해서 거창의 미래교육에 대한 방향과 목표를 정하는 자리이다 보니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인한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와 청년인구감소 등의 어려움에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고민했다. 때론 과한 주장도 오가기도 했지만, 이는 군민 대토론회라는 어렵게 만든 자리에서 성과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감과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토론을 통해 거창교육 미래상에 대해 8가지 소주제를 집약시켰다. △행복한 공동체에서 참여와 소통을 하며 지역인재로 자라나는 교육 △세대 간의 이해와 소통으로 협력하고 배움을 즐길 줄 아는 청소년 △창의성과 예술이 빛나는 환경문화도시 거창 △학생들이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공백 없는 거창교육 △청년의 행복을 위해 협력과 참여를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교육 △창의적 사고력과 생태감수성을 갖춘 민주시민 양성 △적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정책 △건강한 은퇴, 세대 간의 소통과 공감으로 평생교육도시 거창 건립.

일부 참석자들은 “거창군에는 꼭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가치구현에 대한 생각에만 많은 시간을 조율해야 한다”며 “1주제가 90분간의 토론으로는 부족하다. 시간에 쫓기듯 진행에 바쁜 모습은 아쉬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거창군 학교운영위원회 참석자도 “양과 질적으로 충분한 토론이 되어야 한다”며 “거창군은 실행하고 계획하는 일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형 거창예총 회장은 “거창 미래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100인의 군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면서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교육공동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래형 교육센터 원점에서 논의

토론회 참석자들이 의견을 신현승 퍼실리데이터가 도와주고 있다. 계획은 18조까지 편성됐으나, 원활하고 효율적인 토론을 위해 자리 재배치를 통해 14조까지로 변경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사실 이번 토론회는 미래형 교육센터에 대해 참석자들의 의견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제1주제가 거창군의 미래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토론이었다면, 2주제는 거창군이 계획했던 미래형 교육센터인 복합교육센터에 대해 의견을 구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주제에서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앞서 거창군은 지난 2020년 6월 거창읍 중앙리 433번지 일원에 총사업비 893억원을 들여 지상 10층, 지하 2층의 연면적 2만3600㎡(7150평) 규모로 복합교육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주요시설은 5400㎡(1636평) 규모의 공공도서관 및 1000석 규모의 공연장, 도시문화센터, 전망대 등으로 구성됐다.

거창군은 교육과 문화를 한 장소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문화산업 융복합센터를 건립하는 게 목표였다.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거쳐 거창군민 21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거창지원·지청 부지 활용방안’ 통합 설문조사가 교육시설 56.7%, 문화시설 55.7%로 거의 같은 비율로 의견이 제시되면서 융복합센터를 구상하게 된 것.

복합교육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여에 걸쳐 24회의 소규모 주민토론회를 실시했으나 고층으로 인한 경관훼손, 예산과다 투입, 계획수립 후 여론수렴 등에 따른 반대여론이 많아 통합된 의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거창군은 과감하게 금액·규모에 관계없이 계획단계부터 군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구상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 미래형 교육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의견을 구하기 위해 100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를 연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일부 조에서는 미래교육 시설인 ‘미래형 교육센터’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또 다른 조에서는 제1주제에 많은 의견이 제시되어 시설에 대한 토론은 진행하지 못했다. 주민참여 공감대 형성을 위한 중요한 부분이었으나 일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김홍섭 군의원은 “당초 계획된 복합교육센터는 백지상태로 원점에서 시작하기로 한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점에서 잘된 결정”이라며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미래형 교육센터는 규모·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진상 미학박사는 “이미 거창에 있는 것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것보다는 거창지청·법원 부지에는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건립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며 “도시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변화시키고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공공미술관 건립이 품격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진숙 거창군 인구교육과장은 “부모님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교육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군에서는 무엇을 해주면 될까라는 물음에서 이번 토론회를 계획하게 됐다”며 “다양한 세대가 함께 말하는 거창교육의 미래상을 살펴보는 중요한 자리였다”고 의미를 밝혔다.

한편 거창군은 이번 군민 100인 대토론회에서 제시되고 수렴된 의견들을 향후 공청회와 전문가 자문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미래교육도시 거창의 마스터플랜 수립과 미래형 교육센터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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