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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축제를 보고 싶다

지자체별로 축제가 풍성하다. 원래 사람들에게 주어진 삶은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춤과 노래를 즐기는 신명있는 민족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게 하도록 축제가 열린다.

지자체가 주최·주관자가 되는 축제가 일 년에 줄잡아 서너 개 씩은 된다. 이들 축제는 대부분 많은 예산이 투입되지만 축제기간만 반짝 분위기를 띄우고, 바다의 포말처럼 사그라져서 소기의 목적을 거두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나이에 관계없이 흥겨움을 느끼던 선조들이 즐겼던 ‘회치’ 문화정신을 살려나가는 것이 소망스럽다.

회치는 들놀이 혹은 회식을 뜻한다. 보통 모여서 취하도록 먹고 마시고 논다는 뜻이 담겨 있어 회취(會醉)라고도 하는데 마을 주민 모두가 참여하고 주민을 하나 묶는 마을단위 대동축제였다. 회치는 봄·가을에 특정한 날을 잡아 온 마을 남녀노소 구별 없이 가까운 들과 산에서 음식을 장만하여 하루를 즐겼다.

꽹과리·징·장구를 앞세워 ‘쾌이나 칭칭, 노들강변,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등을 부르며 땀이 흠뻑 젖도록 뛰고 굴리며 스트레스를 발산시키는 해소의 장이었다. 회치는 일손을 놓고 별도의 시간과 공간에서 행해진다. 그래서 평상시에 억압되었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허용된 기회이기도 하다. 음주가무가 허용되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신바람은 삶의 리듬이고 삶의 자양분이었다. 해질 무렵 마을로 돌아올 때는 길게 늘어서 너울너울, 덩실덩실 춤을 추는 신명이 넘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고 내일을 위한 힘찬 충전의 상징이었다.

지금 우리사회는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 따라,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이념에 따라 조각이 나 있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 이 분열을 치유하는 데는 모두가 참여하는 대동놀이인 회치문화를 활성화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려와 관용, 포용의 큰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때이다.

재미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이다. 재미가 있으면 기분이 좋고, 재미가 없으면 신명이 날 수 없다. 재미가 있으면 일하거나 놀거나 삶 자체가 즐겁다. 재미와 즐거움이 줄어든 이 시대 온 마을 주민이 한데 어울려 즐거움과 재미와 웃음을 즐기는 ‘회치’ 문화정신을 계승·발전하는 것이 이 시대 축제에 기대하는 국민들의 바램이다. 참석자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축제를 보고 싶다. 문화는 계승되는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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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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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충호 2022-09-05 08:02:49

    아름다운 기사를 읽어갑니다. 어린 옛날 마을 앞산에서 동네 사람들 모여 회치를 즐기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런 아름답고 멋진 문화가 추억속에 잠기어 있는 유산으로 머물지 않고 하나되고 화합하는 우리의 삶이 되고 대한민국의 동력이 되고 후대로 이어지는 전통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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