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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을 위한 첫걸음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산다’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 대표

농촌공동체 활성화 현장 토론회
경남 함양 서하지역을 중심으로

학교가 농촌을 품어야 하는 시대
작은학교가 농촌활성화 성공모델
전입자·거주민 갈등관리도 중요

우리나라 작은학교살리기의 모델이 되고 있는 함양군 ‘서하초등학교의 기적’이 지난 2019년 11월 서하초학생모심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3년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도농상생국민운동본부는 지난달 25일 서하초에서 ‘작은학교살리기에서 농촌지역 활성화’ 주제로 현장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농촌유토피아연구소>

함양 서하초등학교의 작은학교살리기가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을 되살리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짚어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달 25일 서하초에서 ‘작은학교살리기에서 농촌지역 활성화’라는 주제로 열린 현장토론회는 “폐교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자는 의미를 넘어, 이제 학교가 농촌을 품어야 하는 시대”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취지는 정영일 도농상생국민운동본부 대표가 준비했고, 좌장은 장원 농촌유토피연구소 대표가 맡았다. 발제는 신귀자 서하초 교장, 김찬두 서하다움 청년레지던스플랫폼 대표가 강연했다. 종합토론에는 김다솜 도하베이커리 대표, 김소영 서하초 학부모회장, 신근수 서하초 운영위원장, 신동철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신평호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회장, 유태성 서하면 송계리 이장이 참석해 2시간 30분간 열띤 분위기 속에 열렸다.

작은학교살리기는 우리나라 농촌을 되살리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 장원 대표의 ‘작은학교살리기와 농촌지역 할성화’ 주제문 일부를 발췌해 게재한다. <편집자주>

작은학교 추진배경 및 경과

현장토론회 참석자들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서하초등학교 살리기는 민과 관이 협의체를 만들어, 1차적으로는 폐교위기에 처한 서하초등학교를 살리고, 2차적으로는 학교를 중심으로 한 농촌지역공동체를 건설해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을 되살리자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에 위치한 서하초등학교는 1931년에 개교하였으며, 2017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에 선정되기도 한, 인구 1400명의 면단위 작은학교(전교생 60명 이하)이다. 2020년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전교생(유치원생 제외)의 수는 10명, 학급 수는 3개에 불과해 폐교위기에 놓여 있었던 학교이기도 하다.

이런 학교를 살리기 위해 2019년 11월, 서하면의 지역인사, 서하초등학교 교직원, 서하초등학교 학부모, 함양교육지원청, 함양군청, 함양군의회, 서하초등학교 동창회, 농촌공동체 전문가 등으로 ‘서하초학생모심위원회’가 긴급 구성되었다.

불과 한 달 만에 작은학교살리기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는데, 특이한 사항은 관의 예산이나 지원 없이 민간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민과 관이 함께 하는 회의체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민간영역에서 기획하고, 기금을 모으고, 실행하여 결과까지 다 만들어낸 것이다.

서하초학생모심위원회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아이토피아(아이+유토피아, ITOPIA) 사업이라고 초기에 명명하였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이 함께 하면서 농촌유토피아 사업의 한 사례가 되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의 많은 폐교위기 작은학교들이 학교살리기에 나섰으며, 그 중에서 거창군에 위치한 신원초등학교와 가북초등학교, 그리고 남원의 사매초등학교, 무주의 부당초등학교, 해남의 북일초등학교 등이 좋은 성과를 내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프로젝트는 단지 학교살리기에 그치지 않고 농촌을 활성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를테면 함양군은 아이토피아 사업의 성공을 근간으로 해서 작년에 국토부 투자선도지구로 단독 지정되어 174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였고, 거창군 신원면과 가북면의 경우도 국토부 주거플랫폼 사업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해남군의 북일초등학교도 국토부 주거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소멸위기에 처해 있던 작은학교와 농촌지자체가 함께 회생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작은학교가 살아나면 해당 지역의 농산어촌 공동체도 같이 살아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서하초의 경우는 서울 등 전국에서 75가구 144명의 학생(미취학 아동 포함)들이 지원하였으며, 전체 32명(유치원과 기존 초등학생들 포함)의 학생들이 2020년 신학기에 등교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서하초등학교의 성공 영향으로 인근 안의중학교도 올해 전교 3학급이 5학급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학생들 전입으로 인해 늘어난 서하면 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총 54명(서하면 전입 후 출산 1명 포함)에 이르고 있다.

또한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이 지원한 ‘서하다움 청년레지던스 플랫폼’의 완공으로 인한 청년 유입, 그리고 서하초등학교를 벤치마킹 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등 서하면의 ‘관계인구’도 많이 늘고 있다.

거창군의 경우도 큰 성과를 거두었는데, 신원초와 가북초 모두 2021년에 신입생이 2배 이상 늘어났고 전입인구 또한 크게 늘어났다, 그 결과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전입 학부모들을 위한 주택을 지어주게 되었고, 그 외 정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아 면 전체가 살아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해남군 북일초등학교의 경우도 작년에 시도한 단 한 번의 학교살리기 사업으로 올해 무려 98명의 지역인구가 늘어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함양과 거창 그리고 해남 등의 작은학교살리기를 통한 농촌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그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거창 신원초와 가북초 그리고 해남 북일초의 경우도 서하초와 비슷한 학교살리기 전략을 구사하였으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서하초와 북일초는 민간이 중심이 되어 학교살리기를 이끌었고, 거창의 경우는 서하초를 벤치마킹한 군이 먼저 나섰다는 것이다.

갈등관리와 지속가능성 문제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 대표가 작은학교살리기 지속가능성에 대해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교살리기 이후에는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권 학교 교육과 제반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전입 학생과 기존학생 간의 갈등, 도시에서 배운 학생들과 농촌에서 가르치던 교사와의 교육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도시지역 학교와 농촌지역 학교 간의 교육방법 차이에서 오는 전입 학부모와 기존 학부모 간의 갈등, LH 임대주택 조건을 맞추어 들어간 학부모와 그렇지 못해 입주하지 못한 학부모 간의 갈등 등이 존재한다.

또한 여러 가지 공약을 내건 농촌의 작은학교가 감당할 수 있는 재정의 지속적 확보와 그에 따른 프로그램의 지속성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그리고 급격하게 줄어드는 학령인구 속에서 향후 신입생과 전입생을 어떻게 확보할 지도 관건이다. 매년 들어오는 도시 학부모들을 위한 안정적 주택 공급과 일자리 알선의 문제, 의료와 문화를 포함해 도시에서 편리하게 누릴 수 있었던 사회적 혜택들의 결여로 인한 도시 입주민들의 불만 누적 문제도 있다. 또 초등학교 졸업 이후에 갈 수 있는 괜찮은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가 없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초중고 연계 교육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며 해결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전입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전교육, 마을공동체에 대한 인식 제고, 그리고 마을교육공동체 또는 마을학교공동체 구축 등으로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즉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관이 거버넌스를 구축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마을학교공동체와 마을교육공동체는 좀 다른 개념이라고 봐야 하는데, 마을이 학교를 품으면 마을교육공동체라 할 수 있고, 학교가 마을을 품으면 마을학교공동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소멸 시대 이전에는 마을이 학교를 품는 마을교육공동체라 할 수 있지만, 지방소멸이 심각한 요즘은 학교가 마을을 품어야 하는 마을학교공동체의 시대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작은 학교가 살지 않으면 그 마을이 종래에는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전에는 면사무소가 중심이 되어 면소재지 마을을 선도했다면, 지금은 학교가 교육, 문화, 사회 여러 분야에서 중심이 되어 마을을 이끌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농산어촌의 작은학교살리기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에도 큰 기여

'농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현장토론회' 참석자들. <사진: 서부경남신문>
준비해 온 의견들을 꼼꼼히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작은학교살리기의 본 고장인 서하면 송계이장과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위원장도 참가해 지역의 갈등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전국 각 지역에서 작은학교살리기와 인구증가를 비롯한 농촌활성화 사업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많은 농촌지역의 지자체들이 작은학교살리기를 통한 농촌활성화 사업의 성공 모델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차제에 작은학교살리기를 통한 농촌공동체 사업을 민과 관이 함께 잘 해낸다면 중장기적으로 국가균형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농촌살리기에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였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예산이 아니라 방법이다. 작은학교살리기와 같은 정말 농촌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참신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서하초등학교 살리기는 그 한 예에 불과하다. 창조적 상상력을 가진 지역리더십을 발굴하고 또한 양성하여 실효성 있는 농촌살리기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시민들의 유인과 아울러 정착을 도모할 수 있는 주거, 일자리, 문화, 교육, 의료, 복지 등 제반 분야가 융복합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우리가 소홀히 하고 있는 문화 분야의 융성은 주거 문제와 더불어서 농촌지역 발전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서하초의 경우처럼 도시에서 전입자들이 농촌학교를 중심으로 대거 들어올 때 기존에 있던 사람들 간의 갈등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실제로 이런 경우에 다양한 갈등들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선주민의 전입자에 대한 텃세도 있지만, 거꾸로 상대적으로 매우 젊고 학력이 높은 층으로 구성된 전입자들의 선주민에 대한 소위 역텃세라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풀지 않고는 도시민들이 들어와도 농촌에 정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농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갈등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자리나 주거문제, 인구과밀 그리고 팬데믹을 포함한 많은 도시 문제의 해법과 대안이 사실상 농촌에 있으니, 이러한 농촌활성화 사업은 도시와 농촌의 상생 즉 도농상생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농촌살리기 즉 ‘작은학교살리기를 통한 농촌공동체 활성화’와 같은 창조적 농촌유토피아 사업을 민과 관이 함께 해낸다면 그 성과는 작지 않을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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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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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 2022-09-14 01:15:11

    그렇게 좋은환경과 지원을 받은 가정의 아이들은 10년안에 곧 도시 도시로 떠납니다.
    늙어가는 부모만 남긴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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