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참 묘한 집단인가보다. 그 속엔 생활이 있고, 갈등과 조화도 있다. 때로는 파도치는 바다 같기도 하고, 때로는 평온한 바다 같기도 하다.

사회의 바다에서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은 성공하는가 하면, 헤엄을 못 치면 그 속에 빠져 절망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같은 무대이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모르면서 살아가는 고립감을 느끼는 곳도 이 사회다. 이래저래 사회만큼 묘한 유기체적인 집단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굉음이 일상화되다시피하고 있다. 한 쪽에서 논리적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신념적인 공격 포화를 퍼부으면, 또 한쪽에선 당장 전투복으로라도 갈아입어야겠다는 투의 격한 ‘멍군’을 불러댄다. 이런 용감무쌍한 전사적 돌격전이 불을 뿜을 때는 아무도 신중론이나 온건론을 펼 수가 없게 된다. 그렇게 했다가는 유약하다거나 충성심이 부족했다거나 또는 투지가 박약하다는 비난을 들을까 두려워서다.

길거리에서 차를 몰 때도 상대방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서로 다투어 차머리를 먼저 들이밀려 야단이다. 어쩌다가 토론이 붙으면 서로 목청을 더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마치 난폭하게 구는 것이 곧 이기는 길인 양 다투어 무례(無禮) 경쟁을 벌인다. 이에 따라 언어의 인플레와 형용사의 인플레 현상이 가속화된다. 그것은 다시 감정적인 원수관계와 앙숙관계를 만들어내서 문자 그대로 불구대천의 관계로 까지 질주하는 수가 많다.

서울에서는 이태원 할로원 참사로 사망자가 156명이나 발생하여 온통 비통과 충격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이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북한은 최근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인구 4만에도 미치지 않은 좁은 함양지역에서 우편취급소 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가 하면, 지난 6월 군수선거와 관련하여 마을이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시끄럽다. 친한 친구사이에서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친구보다 우선하여 밀고하는 관계로 발전하였다고 말들이 많다. 또 전·현직 군수들마저 경찰수사를 받고 있어 더욱 소란스럽다.

올 한해도 50여일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차분하게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 할 텐데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차갑게 우리들의 머리를 식혀야 할 시간이다. 오랫동안 너무 야단스럽게, 극성스럽게 살아온 것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할 시간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