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모, 단체장들 중에서 첫 기소
진병영·이승화, 중순께 송치 결정
시장·군수 18명 가운데 9명 수사

경남경찰청 전경.

내달 1일 지방선거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구인모 거창군수가 도내 현직 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기소됐다.

창원지검 거창지청은 8일 지난 6월 재선에 성공한 구 군수는 올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현직 공무원으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론조사 지지도를 발표한 혐의로 기소했다.

구 군수는 지난 1월 지방선거 기간 동안 본인이 1위를 한 ‘거창군수 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지인과 군민 등에게 SNS에 올려 직접 홍보했다는 혐의로 고발됐다.

진병영 함양군수도 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됐다. 진 군수는 이날 변호인과 함께 경남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1계를 찾아 피의자 신분으로 약 3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진 군수에 대한 고발사건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27일 진 군수의 진영에서 활동하던 2명의 주거지와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함양읍에 있는 한 마을이장 A씨(50대)가 금품수수 관련 혐의로 경찰 출석 당일 자신의 주변 농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진 군수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함양은 서춘수 전 함양군수도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B씨가 청원경찰 채용과정에서 인사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준 혐의를 잡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방어권 보장을 위해 기각했다. 서 전 군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화 산청군수도 9일 관련자 2명과 함께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경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는 지난달 26일 지방선거 당시 이 군수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선거를 도왔던 마을이장 다수를 상대로 휴대전화 등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지난 7월말 이 군수 측이 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줬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벌여왔다. 이 군수는 관계자 압수수색에 대해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며 “지금 내가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좀 있어 보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선거 사건 수사 막바지에 고발이 접수되면서 수사에 속도를 올려, 이달 중순까지 진병영 함양군수와 장충남 남해군수에 대한 송치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경남에서는 민선 8기 18명의 시장·군수 가운데 절반인 9명이 재판에 넘겨질 위기에 놓였다. 11일 현재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단체장은 거창, 산청, 창녕, 의령, 하동군수 5명이다.

함양, 남해군수 역시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조만간 송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홍남표 창원시장과 박종우 거제시장을 수사하고 있다. 이들 단체장들 가운데 몇 명이 재판에 넘겨질지 지역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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