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들 걷기대회 … 이대로 살고 싶어요!
“지리산댐 재추진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

▲ 남원 산내들 어린이집 아이들이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지리산댐을 만들지 말라'며 외치고 있다. ⓒ지리산생명연대

▲ 남원 산내면 방과 후 아이들의 지리산댐 반대 공연. <나의 살던 고향>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리산생명연대

지난 2000년 국민적 합의에 의해 백지화됐던 지리산댐 건설을 정부가 용수확보를 위해 재추진 움직임을 보이자 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16일 어린이와 청장년, 노인들로 구성된 전북 남원시 산내면 주민과 경남 함양군 마천면 주민 400여 명은 지리산댐 추진의 전면 백지화와 지리산 보존을 강력히 요구하며, 마천 의탄분교에서 댐 예정지인 용유담까지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지역 주민들은 지리산댐이 지어질 경우 댐건설로 인한 안개일수 증가로 한봉, 사과 등 과수농사, 벼농사, 엽채류 농사, 곶감농사에 악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또 지리산댐을 부산․경남의 식수 대안으로 무조건 추진할 경우 지역 주민은 물론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거라고 경고했다.

이날 행사는 남원 산내면 어린이집 아이들의 작은 공연과 지역주민의 길놀이로 시작해 댐 건설에 반대하는 내용의 팻말과 그림을 들고, 지리산을 중심으로 흐르는 엄천강을 따라 댐 예정지인 용유담 계곡까지 1시간 량 걸은 뒤 자진 해산했다.

▲ 경남 함양과 전북 남원 등에서 모인 400여명의 주민들이 '지리산댐 반대 걷기대회' 행진을 하고 있다. ⓒ지리산생명연대

▲ 주민들이 깃발을 들고 엄천강을 따라 꽃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댐이 만들어지면 저 꽃길도 추억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배만호

지리산생명연대 최화연 사무처장은 “지리산댐은 댐 예정지가 있는 경남 함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엄천강을 따라 살아가는 남원시, 산청군, 함양군 주민 모두의 문제”라며 “지역이나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함께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스님은 “국가와 민족의 성산인 지리산을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체계적으로 지키려는 대신 각 지자체가 댐을 만들겠다, 케이블카를 만들겠다 하면서 자기 물건처럼 갈기갈기 찢으려고 한다”면서 “민족의 성산인 지리산은 생명공동체의 성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리산댐은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해 낙동강 취수원 이전이 불가피해지고, 이로 인해 남강댐 수위상승과 신규댐 건설이 부산경남의 식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연초부터 정치권, 지자체장 등의 발언을 통해 지리산 댐건설이 불거져 나왔다.

지난 8월4일 국토부에서 경남도 남강댐 조사특위에 보낸 답변서에서도 “남강댐 수위상승 문제는 신규댐(함양, 산청) 건설 등 부산물공급 대안을 제시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리산댐 반대 여론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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