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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대한 편린들
이숙 지리산행복글쓰기 회원.

오랜만에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늘 향기롭고 맑은 기운이 문장에 서려있어서 읽을 때마다 내 영혼도 정화되는 걸 느낀다. 스님은 자신의 성격이 괴팍하고 인정머리가 없다고 여기는 듯했다. 그래서 종종 많은 사람들에게 서운함과 상처를 끼친 적이 있어 그걸 보상하기 위해 더욱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야겠다고 하셨다. 마음을 닦는 분이니 어쩌다 일어나는 일이었을 텐데도 이처럼 마음을 쓰고 스스로를 되돌아보시는구나 생각했다.

난 어떤가.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많이 했을 것이다.  갈등을 겪으며 내린 나름의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친구들과의 모임이 끝나면 내 마음의 빛깔이 어떠한지 살핀다. 어두우면 불편하고 밝으면 가벼워서 좋다. 어두울 땐 그 이유를 찾아 친구에게 해명하는데 그들은 별걸 다 신경 쓴다고 괜찮다고 한다.

나는 안다.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내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거라는 걸. 남으로부터 상처 받는 게 싫어서 나도 남에게 상처를 줄까봐 조심하는 거다.

우리가 받는 상처 중에 일부는 의도하지 않은 채 다가온다. 딱히 내 잘못이라기보다는 상대가 자기감정에 매몰되어 화를 내는 것인데 그 상처를 내가 받는 경우이다. 그저 상대가 힘들구나 하고 가볍게 넘어가면 상처로 남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의 상처받는 마음은 지점이  다 다른 것 같다.

내가 상처받아 펄쩍 뛰는 일에 타인은 태연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많다. 이를 보며 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거지 그 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구나싶다. 모든 일에 내 생각만 중요하게 여기지 말고 다를 수 있는 남의 생각도 헤아려야겠구나 생각했다.

상처를 깊게 받은 사람은 절대 잊지 못한다고 한다. 언젠가 되돌려 주기 위해 앙심을 품는다니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상대가 받아들일 마음이 아니라면 끝까지 우기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지나고 나면 다행이었다 싶을 때가 많다. 혼자 삭이면 별일 아닌 게 되거나 금방 잊을 수도 있는 일이 입 밖으로 나오면 서로 얽혀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불교서적에서 읽은 구절이다.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구요 부드러운 말 한 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보다 더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일이 있을까 싶어 종종 읊조린다. 무서운 얼굴과 사나운 말이 큰 상처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가슴에 담아놓고 실천하며 살고 싶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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