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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말한다문태준

아침은 매일매일 생각한다
난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어선은 없는지를
조각달이 물러나기를 충분히 기다렸는지를
시간의 기관사 일을 잠시 내려놓고 아침은 생각한다
밤새 뒤척이며 잠 못 이룬 사람의 깊은 골짜기를
삽을 메고 농로로 나서는 사람의 어둑어둑한 새벽길을
함지를 머리에 이고 시장으로 가는 행상의 어머니를
그리고 아침은 모스크 같은 햇살을 펼치며 말한다
어림도 없지요, 일으켜줘요!
밤의 적막과 그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한 것은 아닐까를 묻고
밤을 위한 기도를 너무 짧게 끝낸 것은 아닐까를 반성하지만
아침은 매일매일 말한다
세상에, 놀라워라!
광부처럼 밤의 갱도로부터 걸어 나오는 아침은 다시 말한다
마음을 돌려요, 개관(開館)을 축하해요!

밤새 뒤척이며 잠 못 이룬 하루, 나는 무엇을 생각했던 것일까. 질풍노도의 시절 물길위에 써내려간 애달픈 옛사랑일까. 거센 비바람과 시련 속에도 꺾이지 않은 신념일까. 아직도 이상과 순수를 버리지 않은 꿈일까. 어쩌면 시간 속에 떠나보낸 무수한 밤들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침은 “세상에, 놀라워라”고 칭찬하고 격려해준다. 아침은 설렘이고 가능성이며 은총으로 빛나는 경이로운 선물이다. 다시, 희망을 노래한다. <우민>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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