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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1070억 메디컬파크’ 덜컥…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2005년부터 약 1500억 투입된
대봉산휴양밸리와 연계해 진행

호텔 200실은 분양형으로 운영
요양병원 200실도 경계 애매

‘특혜’ 논란도 제기될 수 있어
행정력 소모로 그쳐서는 안돼

함양군은 지난달 17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1070억원이 투입되는 ‘함양 웰니스 메디컬파크’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사업규모를 보면 부지 53억원에 공사비는 1017억원 차지해 신중함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 함양군>

함양군이 지난달 17일 대봉산휴양밸리와 연계하는 대규모 웰니스 메티컬파크 투자유치 협약(MOU)을 체결했으나, 사업비에 대비해 부지구입비는 적고 민간투자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행정력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역민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메티컬파크는 사업비 1017억원(부지 53억, 공사비 1017억) 전액 민간투자로 레지던스 호텔 5층 200실(2만㎡·분양형), 요양병원(15만㎡) 200병실, 의료인 마을 100호(15만㎡), 어싱로드 8.8㎞ 등 신규시설이 들어서고, 치유처방시스템을 연계한 건강검진소와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투자자는 국내외 다양한 휴양·치유시설을 운영 중인 (주)열린재단(대표 김윤경)이 사업을 총괄하게 되며, 4만여 명의 의사 회원을 보유한 의료학술 포털기업인 (주)키메디에서 요양병원 및 의료인마을을, 그리고 전국 7개 호텔을 운영 중인 호텔·리조트 전문기업인 (주)산하에이치엠에서 레지던스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 체결식에는 진병영 함양군수, 박용운 함양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담당 공무원들과 열린재단 김윤경 회장, 한국아그리젠토 6차산업경영컨설팅협회 현용수 회장, 키메디 김명진 대표, 산하에이치엠 이용덕 상무, 유탑건설 한상선 전무이사, 성지건설 김종헌 대구부산지사장, 한국산림문화협회 임숙 이사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여러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메디컬파크와 연계하는 함양 대봉산휴양밸리는 2021년 4월 개장 이후 누적 방문객 43만명, 작년 한해 매출액이 23억원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함양군은 모노레일과 집라인, 캠핑랜드를 비롯해 치유의 숲, 산림욕장, 유아숲체험원, 힐링관 등 산림 치유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어 메디컬파크가 조성되면 다양한 치유힐링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5년부터 1500억원 가량이 투입되어 기초시설과 환경정비가 완료된 곳에 메티컬파크가 들어서면 그 혜택을 보는 이들이 정해져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함양군은 지난 2015년 4월 연세대와 ‘함양군 건강자립형 미래농촌 건설사업’ 업무협약식을 체결하고, 응급센터·병원·검진센터·노인전문병원·심혈관 전문병원·요양원·요양전문병원·200병상의 2차 종합병원 등의 건립을 검토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헬스케어 힐링사업’도 추진한 바 있으나 무위로 끝난 적 이 있다.

당시 함양군은 업무전담부서를 지정하고 연세대는 ‘함양미래농촌연구사업단’을 구성해 △국가 연구개발(R&D) 실증테스트베드사업 △헬스케어·힐링사업 △게르마늄 황토한옥 휴양촌 건립 △건강자립 마을건립 등 4개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또한 함양군은 백무동에서 산청 중산리로 왕복하는 지리산케이블카를 추진했으나 2016년 10월 환경부가 추진을 불허하면서 10년 이상 행정력만 소모한 적도 있다. 타당성 등 용역비 등으로 수억원만 날린셈이다. 경제성 보다는 다음 선거 때 업적을 남기기 위한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탓도 있었다.

이번에 메디컬파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사실상 1500억원이 투입된 대봉산휴양밸리가 가지고 있는 환경적인 측면에 의존하는 것이라 특혜성 혜택도 우려된다.

게다가 분양형 호텔 200실은 일정부분 수익금을 받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구조로, 약정된 수익금이 끊기면 호텔 측과 투자자들의 갈등은 지자체의 골머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요양병원 200실도 의료·생활·서비스가 합쳐진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이 아른거린다면 이마저도 기우일까. 실버타운 사업은 국내에 정착된 지 34년이 넘었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아직 주력 주거 형태로 자리 잡지 못했다. 초반에는 수익성을 보고 여러 업체가 뛰어들었지만 식사와 의료 지원 등 관리가 까다로워 폐업한 사례가 적지 않다.

요양병원은 노인성질환 등으로 인해 의사의 지속적인 처치나 재활이 필요한 분들에게 적합하다.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며 집중치료를 한다. 함양군 직영이 아니라면 결국은 부유한 층들이 유리한 구조다. 농촌 지역에서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공정한 의료혜택을 위해서는 군 직영이 나아보이는 이유다.

이처럼 중요한 부분을 함양군은 군의회와 상의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사업들은 간담회라는 양식을 빌려 사업계획에 대해 사전설명과 동의를 구하지만, 이 사업은 함양군이 의장·부의장에게만 구두로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회에서 정확한 사업 실체를 모르고 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다. 향후계획을 보면 함양군은 이행협약(MOA)을 체결하기로 했는데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이행협약(MOA)은 양해각서(MOU)와는 다르게 세부조항과 이행사항 등을 구체화시켜 계약을 맺음으로써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다. 함양군은 토지알선·대행(필요시)과 인허가 및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열린재단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운영하기로 했다.

함양읍에 거주하는 배모씨는 “장밋빛 투자협약(MOU)도 중요하지만 가능성 없는 일에 매달리기 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는 게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좋다”며 “대봉산휴양밸리와 연계한 메티컬파크 조성은 투기목적으로도 보일 수 있어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함양군은 웰니스 메디컬파크는 2023년 상반기 중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6년까지(잠정)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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