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후보자 등록이 지난 22일 마감됐다. 거창·함양·산청·합천 4개군 조합장 25명 선출에 55명이 후보로 등록해 거창군 2.37대 1, 함양군 2.14대 1, 산청군 3대 1, 합천군 1.87대 1의 경쟁률을 기혹했다. 등록을 마친 후보는 23일부터 선거일 전일인 3월 7일까지 13일간 선거운동을 실시한다. 조합장선거는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치르는 선거이나 주민 대다수가 조합원으로 이뤄져 공직선거 못지않게 관심이 뜨겁다.

조합장선거는 공정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리 아래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고 있다. 선관위에 위탁해 치르는 이유는 조합장선거가 때마다 되풀이 됐던 ‘돈 선거’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다. 불법행위는 첫 선거가 치러진 2015년이나 2019년, 2023년에도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공명선거실현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유권자 의식전환으로 선거풍토가 많이 깨끗해졌지만 ‘돈 선거’ 관행화로 아직도 금품수수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후보자는 유권자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매표행위가 가능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지역의 표면화된 불법행위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3개월 앞둔 2018년 12월 작성된 거창산림조합장선거에서 상대후보의 불출마내용이 담긴 후보 간 밀약한 각서가 최근에 공개되어 지역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또 늘 반복되는 매표를 위한 불법행위가 이번에는 근절되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조합장선거가 공직선거보다 더 혼탁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조합원간 친분에 따른 금품수수 기대심리, 고질적인 ‘돈 선거’ 관행에서 비롯된 죄의식 부족 등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조합장은 고액의 연봉과 수당을 받는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조합장의 평균연봉은 1억원 내외이며, 영농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등 수당은 별도이다. 직원채용 등 인사권이 있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다.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역 조합장이 임기 중에 만나는 조합원은 대부분 일반선거 유권자이다. 각종 행사마다 주요 기관장과 더불어 소개를 받는 지역인사 명단에도 오른다. 일반선거의 발판으로 삼기에 제격이다.

반면 선거운동은 제한적이고 엄격하다. 후보연설회나 정책토론회가 없다. 인물비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후보자가 자신을 알릴 기회가 적다보니 현직 조합장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서는 미흡한 제도개선과 입후보자도 입후보자지만 조합원들이 사심 없이 정당하게 권리를 행사하는 길만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길이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