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과 지방소멸방지가 시대적 과제이다. 2023년 거창·함양·산청·합천의 초등학교 입학생이 791명에 불과하다. 학령아동의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함양 3개교, 산청 2개교, 합천 3개교다. 4개 지역에서 올해 5명 미만의 아동이 입학하는 학교는 거창 3개교, 함양 9개교, 산청 8개교, 합천 11개교로 지자체마다 절반 정도에 달한다.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초등학교가 없어진다는 것은 농촌공동체의 큰 위협이다. 지자체도 출산장려를 위한 인센티브제도가 아니라 아이를 낳으면 키워주는 탁아소를 운영하거나, 청년이 정착하여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 수 있는 지원정책이 절실하다. 학령아동의 감소는 농어촌이 더 심각하다.

이같은 취학아동의 감소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은 국민의식 변화와 먹고 살기 힘든 환경 때문이다. 한국전쟁 6·25전후까지 자녀수가 가정마다 6~7명씩 되었다. 아이는 자기가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가능한 많이 낳았다. 또 남아선호 사상이 강해 아들을 낳을 때까지 아이를 낳는 가정이 있었다.

각 가정에서는 대표주자 1~2명만 공부를 시키고 나머지는 능력과 재능에 따라 공장에 취직을 하거나 장사를 시켰다. 경제개발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국민경제가 나아지자, 못 배운 것이 한이 된 부모들은 논·밭을 팔거나 소를 팔아 아이들을 대학에 보냈다. 오죽하면 대학을 우골탑이라 했겠는가.

대학등록금이 비싸지면서 자녀를 적게 낳아 제대로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국민생각과 아들·딸 구별 말고 적게 낳아 잘 기르자는 정부인구정책이 맞아 떨어지면서 아이를 적게 낳게 되었다. 그러나 교육비 증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가격,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경제상황과 여성의 경력단절 위기 등으로 젊은 층에서 결혼포기와 아이 낳기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대국이 되려면 인구 1억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 자체 생산·소비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때, 경제의 발전유지가 가능하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인구가 줄게 된다. 경제발전의 동력이 꺼지게 된다. 지금 같은 아동의 감소세가 지속되면 국가적 재앙이 닥칠 것이다. 저수지나 호수에 계속적으로 물이 유입되지 않으면 수량이 줄어들고 끝내는 마르게 되는 것과 같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붕괴현상을 타파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