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현 함양중앙교회 담임목사.

기독교 절기에 있어서 양대 절기라고 한다면 성탄절과 부활절을 들 수 있습니다. 이미 성탄절은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너무 잘 알려진 날로, 많은 국가에서도 공휴일로 지정해 지키는 것이 관례가 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기독교 신자들에게 있어 최대의 절기라고 한다면 성탄절보다 부활절을 들 수 있습니다. 성탄절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아기로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는 절기라면, 부활절은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위해 대신 십자가에 죽으시고, 삼일 만에 사망 권세 이기시고 다시 살아나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음을 기념하는 절기이기 때문입니다.

신자들이 부활절을 소망의 절기로 여기는 것은 예수님께서 ‘첫 열매’라고 하신 것에 있습니다. 이것은 부활이 예수님만이 아니라, 당시 고통 받고 핍박 받던 모든 신자들에게도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부활할 것에 대한 믿음을 갖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며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유명한 사도 바울도 고린도전서 15장에서 우리에게 부활이 없다면 지금까지 신자가 믿은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이고, 온갖 핍박과 고통을 견디며 살아온 신자는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모든 신자들의 믿음의 정점(頂點)이며 소망의 극치(極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부활의 소망을 얻기까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소망을 얻기 전에 예수님의 수난(受難)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 수난(受難)입니다. 십자가 고난이 없다면 부활의 소망도 없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가면 “비아 돌로로사” 곧 ‘슬픔의 길’ ‘고난의 길’이란 뜻의 길이 있습니다. 여기는 예수님께서 빌라도 관정에서부터 골고다까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신 길을 일컫는 말인데, 이 길에는 예수님의 온갖 수난의 이정표가 기념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 주님이 가신 수난의 길을 따라가며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 골고다 언덕이 있습니다. ‘해골’이란 뜻으로 약 20m 높이의 작은 언덕입니다. 이곳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이 길이 상징하는 것이 바로 부활의 소망을 얻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망 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시는 영광을 얻기까지 온갖 수난을 당하셨습니다. 그는 인간들에게 부활의 소망을 주시기 위해 비난과 멸시를 당했습니다. 온 몸의 피와 물을 다 쏟아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으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런 수난이 있었기에 주님의 부활은 더 영광스러울 수 있었고, 모든 신자들에게 소망이 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 없는 부활의 소망은 없는 것입니다. 수많은 신자들은 이 믿음으로 어떤 고난이 찾아와도 부활의 소망을 갖고, 고난과 싸우고 인내하며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저는 이 부활의 소망이 오늘도 고통 받고, 고난당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있기를 소원합니다. 여전히 고난의 동굴 속에 갇혀 신음하고 계신 분들에게 부활의 소망을 빌어 봅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처지에서 고난을 겪고 계신가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절망의 동굴에 갇혀 비극적인 인생으로 치닫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지만 여러분이 신자이든 그렇지 않든 예수님의 부활의 의미가 모든 분들에게 있기를 바랍니다. 부활의 영광도 십자가의 수난 뒤에 완성되었듯이, 여러분도 고난 뒤에 더 나은 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겪는 고난이 끝이 아니며, 이 고난이 있기에 여러분의 날은 더 찬란하고 영광스러울 것입니다. 이것이 부활의 소망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뜻입니다.

세상이 어수선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잘 될 것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예수 부활의 영광과 소망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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