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37표-반대 5표’로 통과

▲ 경남도의회는 21일 임시회 본회의에서‘지리산 천왕봉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찬성 37표, 반대 5표로 통과시켰다. 10명은 회의에 불참했다 ⓒ경남도의회

“지리산 곳곳에 철탑이 세워질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21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지리산 천왕봉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표결결과 재석의원 42명중 찬성37명, 반대 5명으로 건의안이 채택됐다. 10명은 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경남도의회의 대정부 건의안 통과는 지난 5월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를 촉진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자 △전북 구례군(산동 온천~노고단) △전북 남원시(고기마을~정령치) △경남 산청군(중산리~제석봉) △경남 함양군(백무동~제석봉) 등 4개 지자체가 케이블카 설치에 나선 상태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 이들 지자체가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자연공원법이 개정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케이블카 거리 규정을 2㎞에서 5㎞로, 케이블카 정류장 높이를 9m에서 15m로 완화하려고 나섰다.

이러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지리산을 끼고 있는 이들 지자체가 케이블카 설치를 뛰어들었다. 이는 90년대부터 지자체장들이 경제 활성화를 외치며 들고 나왔던 사업들이 환경부의 법률 완화와 정부의 개발 추세란 서로 간의 이익에 편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더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지리산, 북한산, 설악산에서 농성을 시작하고 있고, 이미 1만1000여 명의 시민들이 지리산 노고단, 설악산, 북한산 등에서 케이블카 설치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이날 반대토론에 나선 민주노동당 김미영(비례대표) 의원은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0%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명분으로 민족의 영산에 철탑을 꽂는 일은 지리산의 신성한 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결국 경남의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찬성토론에 나선 허기도(산청2) 의원은 “쇠말뚝 운운하는 것은 샤머니즘적인 생각이며, 선진국에도 볼거리가 있는 곳은 복지적 교통수단으로 탈거리가 마련돼 있다”며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 중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곳은 경제성이 없는 곳에 허가했기 때문으로 지리산 같이 필요한 곳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석형(창원4) 의원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는 대정부 건의안을 철회하고, 도민 공유의 장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는 국제적으로 환영받는 일이 아니기에 환경보존, 생태계 파괴에 대한 전문가의 철저한 연구와 타당성 조사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주호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사무처장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립공원을 운영해 지정하는 미국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 없고, 일본도 자연공원 케이블카를 철거하는 추세”라며 “지리산이 지역의 산이 아니라 국민의 산인데 지역에서 개발의 대상으로 삼아 상생의 길을 가야할 도의회가 건의안을 채택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시모는 오는 24일 오후 3시 북한산국립공원 화계사에서 가수 이현우와 함께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환경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리산 천왕봉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 - 경남도의회(재적의원 52명) 찬반 투표 현황 - (찬성 : 37명) 강갑중 강모택 강석주 공영윤 권태우 김    갑 김상하 김영조 김오영 김윤근 김윤철 김재휴 김진부 김진옥 문준희 박동식 박상제 박차봉 박판도 배종량 백승원 백신종 송경영 신용옥 신종철 심진표  윤용근 이병희 이태일 정종수 정판용 조근제 조기태 허기도 허좌영 황석현 황태수 (반대 : 5명) 김미영 김해연 명희진 손석형 임경숙 (불참 : 10명) 도난실 문정섭 박규식 박영일 성계관 양기홍 이갑재 이방호 이유갑 이은지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