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 풍력발전기 8기로 구성
신원면 풍력발전소 3배 규모

환경파괴·소음·주민갈등 야기
고제 사과 명성도 위태로워져

거창 고제면 풍력발전반대 대책위원회가 15일 거창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전소가 들어서면 거창의 대표지역 특산물인 고제 사과 명성도 위태로워진다”며 “사업자가 반대하는 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사진: 고제면 풍력발전반대 대책위원회>

백두대간의 능선, 거창 고제면 삼봉산 인근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발전기 1기는 높이 90미터, 날개 지름 115미터 크기로 33층 아파트 높이와 맞먹는다.

고제면 풍력발전반대 대책위원회는 15일 거창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곳곳에서 환경파괴, 소음피해, 주민갈등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풍력발전소를 고제면에 설치하려고 한다”며 “사업자가 풍력발전소를 포기하는 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고제면 봉계리 산 46번지 일원 삼봉산에 40㎿급 대규모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시스템은 5㎿급 풍력발전기 8기로 이뤄지며, 삼봉산 동쪽 원봉계마을에서 탑선마을까지 이어지는 해발 800m 능선에 설치된다.

이는 2016년 2월 신원면 과정리·덕산리 일원에 사업비 37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로 들어선 2㎿ 풍력발전시스템 7기(14㎿)보다 3배가량 큰 규모다.

고제면 주민들이 풍력발전소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처음 접한 시기는 지난해 11월. 1개월 뒤인 12월에 첫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에 고제면 탑선리와 원기마을, 원봉계마을 주민들은 ‘고제면 풍력발전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운동에 나선 상태다.

특히 대책위는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면 거창군 전체 사과 생산량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대표 특산물인 사과 생산량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사과 생산량과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

거창군 고제면 삼봉산 풍력발전소 설치 예상부지. <사진: 고제면 풍력발전반대 대책위원회>

거창 고제면 주민들이 내건 풍력발전소 반대 현수막. <사진: 고제면 풍력발전반대 대책위원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책위는 “지난 2022년 6월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에서 풍력발전사업자에게 저주파 소음에 대한 보상판결을 내린 바 있다”며 “이는 곧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방증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에서 “주거지역에서 1.5㎞ 이상으로 최대한 이격해 풍력발전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대책위는 “그러나 실상은 고제면에 풍력발전소가 설치될 경우 일부 마을이 1㎞ 안팎에 위치하게 된다”면서 “마을설명회에서는 아무런 피해가 없는 작은 소음일 뿐이라고 홍보하며 발전기가 들어서고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풍력발전소 바로 아래 위치한 마을도 있어 지형적 특성상 잠시 불편한 소음피해가 아닌, 일상생활이나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된다”며 “사실상 환경부의 권고를 무시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업자 지앤이파트너스(G&E Partners) 측은 “아직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단계로, 주민들 동의 없는 사업은 없을 것이란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까지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6월 산자부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