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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지방발전정책 추진 나서나
문장순 통일과 평화연구소장.

북한이 새로운 지방발전 전략을 구체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수도와 지방, 도시와 농촌의 생활상 격차가 심하고 같은 도와 시·군도 조건에 따라 차이가 많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지방간 인민생활의 격차가 적지 않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건설을 매년 20개 군(郡)을 대상으로 정책적 과업으로 추진해서 10년 안에 모든 군을 변화시켜 전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수준을 한 계단 비약시킨다는 구상이다.

거창한 혁명으로까지 명명한 이번 정책은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그동안 지방발전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지방발전은 지속적으로 강조되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방간, 중앙과 지방간 발전의 격차는 사회주의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 김정은 스스로도 사회주의 건설에 전면적 발전이념에 배치되는 지금의 현실을 절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만큼 심각하게 지역간 불균형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실현을 위해 발전단위를 군으로 설정해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지방 만들기를 해왔다. 1962년 평북 창선군에서 지방당과 경제일꾼들이 모인 곳에서 김일성이 군 단위 균등발전을 표명하면서 북한의 지방발전 전략으로 등장했다. 군마다 각종 공업품, 식료품 등의 생산 공장을 설비해서 자급자족체제를 갖춘다는 것이 골자다.

김정은 정권에도 이러한 정책은 이어졌다. 김정은은 틈만 나면 시·군 단위가 농촌경리와 지방경제발전의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2021년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도 시·군은 당 정책의 말단집행기관이고 농촌경리와 지방경제를 지도하는 거점으로 규정하면서 자체적으로 발전 계획을 작성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지역발전에 지방 당과 지방인민위원회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는 시·군강화노선을 선언한 것이다. 8차 대회 이후 9개월 만에 ‘시·군발전법’을 제정해 군 단위 지방발전의 제도적 뒷받침을 했다. 중평온실농장, 련포온실농장을 비롯해 식료공장, 옷공장, 일용품공장, 종이공장 등을 건설한 김화군을 본보기로 내세워 다른 시·군들도 함께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노력이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 그동안 평양을 혁명의 수도로 강조하면서 모든 발전자원을 집중시켜 왔다. 평양의 주택이나 각종 건물을 건축하기 위해 지방의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기도 했다. 지방발전을 강령적 과업이라고 외치면서도 한편에서는 평양발전을 당의 주요 과제라고 연일 언급하고 있다. 자원이 제약적인 북한에서 지방까지 자원분배는 현실적이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번 지방발전 정책이 자칫 지방주민 달래기 수준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

또 지방마다 자신의 환경에 맞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미 대부분의 지방은 자립할 수 있는 자원이 제한적이다. 지방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 지방 자체의 인적·물적 자원 확보 능력, 또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지방의 자율성도 중요하다. 북한이 이번 지방발전정책에 성과를 내려고 한다면 좀 더 구체적인 후속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북한의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성패 여부는 지방자원을 확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지도자의 분명한 실천 의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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