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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온 가족이 보는 영화 ‘소풍’ ‘도그데이즈’ ‘데드맨’일상의 소중함은 뭉클한 감동… 사회적 메시지도 담아내
  • 성하훈 영화저널리스트
  • 승인 2024.02.11 15:09
  • 호수 132
  • 댓글 0

<소풍>
3명 연기 경력 195년 앙상블
대한민국 최고의 베테랑 배우

<도그데이즈>
반려견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남녀노소 관객들 마음을 녹여

<데드맨>
빼앗긴 인생을 되찾는 이야기
방대한 조사토대 범죄 그려내

 

아름다운 경남의 해안풍경 <소풍>

경남 남해를 배경으로 60년이 지난 고향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 <소풍>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인 영화 <소풍>은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니어벤져스의 품격 있는 열연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이들 세 배우의 연기 경력 도합 195년. 나문희 63년 차, 김영옥 67년 차, 박근형 65년 차로 하나 같이 60년을 넘어선 대한민국 최고의 베테랑 배우들이다.

실제로도 오랜 우정을 자랑하는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은 영화 속에서도 설명이 필요 없는 ‘찐친’의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박근형은 고향을 지키며 사는 친구로 등장해 여전한 핸섬함으로 그 시절의 설렘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드라마에 유쾌함을 더한다.

<소풍>에서 나문희는 삐심이 ‘은심’, 김영옥은 투덜이 ‘금순’으로 서로를 옛 별명으로 부르는 오랜 친구 사이다. 은심은 고향 남해에서 박근형이 분한 ‘태호’를 다시 만나면서 여전히 유쾌하게 함께 웃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꿉 시절로 돌아간 행복한 모습을 선보인다. 그리고 고향 남해를 배경으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다정하게 손 붙잡고 길을 거닐고, 길에서 햄버거를 나눠 먹고, 인생 네 컷을 함께 찍는 등 여전히 소녀 같은 모습 속에 남아있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천진한 우정으로 보는 이들마저 흐뭇하게 웃음 짓게 만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는 어른이 되어 막걸리를 나눠 마시거나 한적한 바닷가에 친구들과 함께 낚시를 즐기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일상의 소중함까지 깨닫게 해 뭉클한 공감을 더한다.

<소풍>에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삽입됐다. 나문희, 김영옥 배우는 지난 1월 21일 열린 임영웅 콘서트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문희 배우는 이날 사연 소개 코너에 “일산에 사는 호박고구마”(호박고구마, 나문희가 출연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속 유명 대사에 등장하는 단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지난달 별세한 남편과의 애틋한 추억을 꺼내놓았고, 함께했던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공감을 나타냈다.

<소풍>은 부산과 경남의 영화이기도 하다. 서울이 등장하는 장면도 부산에서 촬영됐고 영화의 많은 분량을 남해에서 촬영했다. 아름다운 경남의 해안 풍경이 담겨 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도그데이즈>

반려견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예기치 못한 인연을 그린 영화 <도그데이즈>. <사진: 씨제이 이엠엔(CJ EMN)>

영화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반려견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예기치 못한 인연을 맺게 되며 시작되는 새로운 관계와 변화를 따스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린다. 세계적 명성의 건축가와 배달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MZ 라이더, 혼자가 편한 싱글남과 동물과 함께인 게 너무 좋은 수의사,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게 된 초보 엄빠와 여친의 강아지를 함께 돌보게 된 전·현 남친까지.

세대, 직업, 개성, 상황 모두 다른 이들이 반려견을 매개로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은 예기치 못한 의외성의 웃음과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처음엔 티격태격, 삐걱거리며 시작되나, 시간이 흐르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캐릭터들의 풍성한 이야기는 하루하루 행복한 ‘갓생’을 꿈꾸는 모두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한다.

부와 명성 모든 것을 얻은 세계적 건축가지만 음식도, 사람 관계도 낭비하는 게 싫어 홀로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민서’는 반려견 ‘완다’가 유일한 가족이었으나, 20대 배달 라이더 ‘진우’를 만나 까칠함을 벗고 점차 마음을 연다.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청년과 모든 꿈을 이뤘지만 외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노년의 만남은 세대를 뛰어넘은 신선한 친구 케미를 형성한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건축가 ‘민서’의 도움이 절실한 ‘민상’은 집에선 영끌까지 모아 산 건물 지키랴, 회사에선 상사 눈치보랴 바쁜 40대 싱글남이다. 말 안 듣는 세입자 ‘진영’과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대지만 강아지 ‘차장님’을 돌보게 되며 따스한 진심을 드러내는 ‘민상’과 사람 냄새보다 동물 냄새를 주로 풍기는 투철한 사명감의 수의사 ‘진영’이 보여주는 티격태격 까칠 케미는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 포인트가 된다.

한편 딸 ‘지유’를 입양하고 초보 엄마 아빠가 된 ‘정아’, ‘선용’ 부부는 조금 서투르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 우연히 ‘민서’의 반려견 완다를 돌보게 되며 새 가족에게 얼었던 마음을 여는 ‘지유’와 가족의 이야기는 남들과 다른 만큼 더욱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자리를 비운 여친의 반려견 ‘스팅’을 돌보게 된 초보 반려인 ‘현’과 스팅의 진짜 아빠라며 나타난 전남친 ‘다니엘’이 스팅을 사이에 두고 펼치는 질투 폭발 견제 케미는 그들의 상황만큼이나 기막힌 웃음으로 극을 채운다.

여기에 못생겼는데 예뻐서 더욱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완다’와 주차장에서 발견되어 ‘차장님’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무섭도록 귀여운 치와와, 덩치만큼 우직한 대형미를 내뿜는 ‘스팅’까지, 사람만큼이나 서로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반려견들이 가세한 <도그데이즈>의 미라클

케미는 각자 다채롭게 이입할 수 있는 공감대와 재미로 남녀노소 관객의 마음을 녹인다.

‘바지사장’ 세계 그린 <데드맨>

돈이 되는 ‘바지사장’의 세계를 그린 독특하고 신선한 범죄추적극 <데드맨>.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데드맨>은 이름도 돈이 되는 ‘바지사장’ 세계를 그린 독특하고 신선한 범죄 추적극이다.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000억원의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

인생의 벼랑 끝에서 살기 위해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이름까지 팔게 된 ‘이만재’. 바지사장 세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그는 하루아침에 1000억 횡령 누명을 쓴 채 죽은 사람이 되고 만다. 일명 ‘데드맨’이 되어 중국의 사설 감옥에 갇혀 있던 그의 앞에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가 나타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넨다.

잃어버린 이름과 인생을 되찾으려는 ‘이만재’와 그를 이용해 정치의 판도를 바꿀 계획을 세우는 ‘심여사’, 그리고 복수의 기회를 노리며 ‘이만재’의 뒤를 쫓는 ‘이만재는 살아있다’ 채널 운영자 ‘공희주’까지, 1000억짜리 이름값으로 엮인 세 사람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그 설계판의 배후를 찾아 나선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서류상의 대표를 일컫는 단어 ‘바지사장’을 해부한 영화로서 <데드맨>은 실제 사건에 대한 방대한 조사를 토대로 ‘바지사장’ 명의 거래 범죄를 날카롭게 그려내며 경각심을 일깨운다.

빼앗긴 이름을 되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만재’와 이름 하나로 얽히고설킨 사람들 간의 끊임없는 추적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가 스토리는 범죄 추적극만의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범인이 맨 끝에 숨어있는 ‘후더닛’(누가 범인인가) 무비의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다양한 인간 군상 또한 <데드맨>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특히 독특하고 신선한 공간 설정을 통해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킨다. 살아있지만 죽은 자들로 가득 찬 대규모 사설 감옥을 비롯해 “넘버만 살아있으면 제값을 받는다”는 점에서 바지사장 세계와 닮은 폐차장, 그리고 인쇄소, 이태원 클럽, 야구 경기장, 창당 대회장까지. 영화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특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극중 공간들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몰입감을 고조시키는 장치들이다.

정치와 불법이 함께 엮여 있기에 사회적 메시지도 담겨 있다.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성하훈 영화저널리스트  doomeh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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