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열기 거창고용복지플러스센터 소장.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살아간다. 매매(임대)계약, 보험계약, 근로계약 등 그 종류도 다양하고 구두계약, 서면계약 등 체결방법도 각양각색이다. 현대사회를 계약사회라고 일컫는 이유이기도 하다.

계약 중에서도 우리의 직장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계약이 근로계약이다.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이라 정의한다.

근로계약서에는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 취업장소, 종사업무 등을 명시해야 한다. 특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와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이를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변경하는 경우에도 이와 같다.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근로계약서 내용이 법에 위반되면 그 부분은 무효가 되고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서면 근로계약을 어느 정도 이행하고 있을까. 지난해 10~11월 경남지역 중·고교생 등 청소년 455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창원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조사한 ‘경남청소년 노동인권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사업주가 근로계약서 작성해야 하는 관련 법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은 이유로 ‘고용주가 작성하자고 하지 않아서’(28%), ‘먼저 쓰자고 하면 불이익을 당할까 봐’(15%)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동산매매(임차)계약서는 꼼꼼히 읽어보고 서명·날인하여 나누어 가지면서도 응답자의 반도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

물론 서면 근로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근로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처벌받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서면 근로계약서 작성·교부는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근로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내용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사항이다.

서면 근로계약서 작성과 교부는 일용근로자, 단시간근로자, 기간제근로자, 무기계약직근로자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하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이행하여야 할 의무임을 명심해야 한다. 표준근로계약서 서식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자주 찾아가는 자료실에서 ‘근로계약서’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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