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식(옥동교회 목사)님이 보내주신 칼럼입니다.

젊은시절, 수원에서 서울로 신학교를 다니느라 전철로 통학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전철에 백발 노인 한 분이 타셨습니다. 이때 자리에 앉아 책을 보고 있던 학생이 일어섰습니다. 자리를 노인에게 양보하는 것입니다. 이때 노인은 황급히 학생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자리에 앉게 한 후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공부하느라고 힘든 학생이 자리에 앉아야지, 우리 같은 노인들은 맨 날 놀고 있는데... 앉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젊은이들로부터 자리를 양보 받고는 당연하다는 듯 고맙다는 인사조차 하지 않던 분들을 보아 오다가, 이 노인의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나도 늙으면 저렇게 곱게 늙어야지'하는 결심을 지금까지 변치 않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도 많고 출세한 사람도 많습니다. 인물 좋은 사람도 많고 잘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며 사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각각 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성공하고 싶고, 출세하고 싶습니다. 높아지고 싶고 지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소원은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것 하나만 가져도 그는 위대한 사람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성공하고 출세하는 것보다, 하늘과 땅을 감동시킬 수 있는 존재가 된다면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기 위해서 부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출세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물이 잘날 필요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마음 하나면 가능합니다.

우리는 이 땅에 살면서 기념할 만한 사건을 자기 삶 속에 나타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기념할 만한 사건으로 감동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변화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늘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시시한 것들에 마음을 뺏겨서는 안됩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 외에 다른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제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온 정렬을 불태우며 수고한 일들이, 사람을 감동시키고 살리는 일이 아니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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