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세계적으로 도시개발은 동부에서 시작해 서진(西進)하며 외연을 확대해나가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서부개척과정이 그랬고, 호주와 중국 등도 중심도시와 산업이 동남권에 몰려 있어 서부개발에 힘을 쏟는다. 우리나라도 울산·포항·부산 등 동남권을 필두로 산업화의 기치를 올리고 국부(國富)의 대부분을 이 지역에서 창출해 왔다.

눈을 좁혀 경남과 부산을 봐도 발전을 동부가 선도하고 서부는 상대적 낙후를 토로하곤 한다. 경남의 반이 서부경남이지만 인구는 22%, 지역총생산(GRDP)은 19.7%에 불과하다. 홍준표 지사는 이에 착안해 ‘서부대개발’을 민선 6기 도정 지표 중의 하나로 삼고 공을 들이고 있다.

20일 경남개발공사가 산청 한방항노화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오는 12월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산청군 금서면 일원에 15만여m² 규모로 174억원을 투입하는 이 산단은 경남미래 50년 ‘5대 신성장 동력사업’ 가운데 하나다. 지역에선 고용창출 300여명, 생산유발효과 296억원과 관련 시너지 효과 등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산단 조성을 이끌게 될 경남개발공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말 진주에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개청했다. 지역주민들은 90년 만의 도청 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 서부청사가 서부개발의 컨트롤타워로 피부에 와 닿는 발전을 주도하길 바라고 있다. 또 이번 산청한방산단 조성 본격화가 산청에 국한되지 않고 거창·함양·산청·합천 등 인근 서부경남 지역 동반 성장의 도화선으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다.

‘서부대개발’이 입에 오르내린 건 오래지만 주민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 정부·경남도·정치권의 합작 구호에 속아온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임은 공약(空約) 남발 당사자들이 더 잘 알게다. 이번에는 관련 예산도 제대로 집행되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착착 나타나길 ‘고대’해봐도 좋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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