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 장날인 10일 오전 종로길은 양측에 주차된 차량들로 교통이 혼잡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버스터미널~문화장까지 밤숲가는길 도로를 확장하면 종로길까지 원활한 교통흐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안의장날인데도 불구하고 안의초교~약초시장까지의 도로는 한산하다 못해 텅텅 비어있다. 이 도로는 전체 사업비 45억원 가운데 보상비만 30억원에 이른다. <서부경남신문>

주민들 불만 높아 ‘의혹 제기’

상권살리기 위해서도 꼭 필요

안의초교~약초시장 우선 확장

공사비 45억 중 보상비 30억

함양군이 안의면 도시계획 시설도로를 확장하면서 교통량이 많은 안의버스터미널~문화장 구간 보다 안의초교~약초시장까지 도로를 우선 개설하면서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안의면 지역주민들은 지난 2014년 1월 밤숲가는길인 버스터미널~문화장 간 도로 확장 탄원서를 제출했다. 길이 190m, 폭 5~6m에 불과한 이 도로는 100여년 전에 만들어진 도로로 교통 정체량이 극심한 곳이다. 이에 주민들은 폭 12m 도로로 확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군은 이 길보다는 안의초교~약초시장까지 도로를 우선 확장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이다. 또 기존에 길이 없던 곳까지 십자형으로 소방도로를 개설하면서 정작 필요한 곳은 10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라 더욱 원성을 사고 있다.

탄원서를 제출한 주민들은 “안의초교에서 약초시장까지는 도로 폭이 넓은 편이라 개설공사가 급하지 않은데도 서두르고 있어 의아했다”며 “도로가 지나가는 곳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작용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반면 군청 관계자는 “밤숲가는길 보다는 약초시장길 도로 확장 민원이 더 빠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안의면 시가지는 5일 장날은 물론 평상시에도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혼잡을 빚고 있다. 종로길에는 매일같이 차량의 한쪽 바퀴를 인도에 올린 채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병목현상을 빚고 있다.

버스터미널~문화장 도로 확장을 주장하는 주민들은 “이 길이 확장된다면 주차 부족과 병목현상이 해결될 수 있고, 도로확장으로 인해 종로길까지 원활한 교통흐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모(안의면 석천리·70)씨는 “안의 상권을 살리고 방문객들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터미널과 문화장 간 도로확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로 확장의 다른 이유로는 시장으로의 진입로 개선에 있다. 안의 전통시장과 약초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경로가 있지만, 주된 진입경로는 농협 사거리에서 종로길로 접어드는 구간과 안의터미널에서 문화장간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경로 모두 좌우에 차들이 무질서하게 주차돼 있어 자유로운 통행이 불가하다.

실제 함양군이 올해 1월 한 연구기관에 의뢰해 작성된 ‘안의전통시장 활성화 연구용역’에 따르면 “안의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주도로인 광풍로와 터미널에서 오는 진입로 좌우에 무질서한 주차계도 및 환경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차 등 교통이 매우 무질서하여 고객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주민들의 요구와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 자료에 비춰봤을 때 도로확장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어느 도로를 확장하느냐의 문제인데 종로길은 상가 밀집지역인만큼 보상비용이 크고,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버스터미널~문화장 간 도로가 아니겠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안의면 주민 김모(금천리·51)씨는 “이 도로 확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몇 년 전부터 제시되어 왔던 것인데 행정당국은 몇 년 째 예산상의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 전모(석천리·46)씨는 “안의면 발전을 위해 이보다 시급한 문제가 어디 있는가. 공교롭게도 현재 보상중인 도로에는 전 군의원과 공무원의 집이 있어 해당 도로의 확장을 서두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밤숲 가는 길의 도로는 한 눈에 보기에도 좁아보인다.

한편 군이 우선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약초시장~안의초교 도로는 45억원(보상비 30억, 공사비 15억)의 예산을 투입해 길이 460m, 폭 10m로 2015~2018년까지 완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금벌 군계획시설도로 개설공사 계획서에는 기존 폭이 3~4m에 불과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5~7m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금 30억원은 전체 58필지 가운데 33필지에 대한 보상 완료가 끝나 현재 56.8%의 보상율을 보이고 있다.

강대식 기자  kangds@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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