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함양 상림에서 ‘상림 수목쇠퇴 원인규명과 방제관리 대책수립용역’ 보고회를 열었다. <사진제공 : 함양군>

상림 수목의 쇠퇴 원인은

아말리아뿌리썩음병 때문

15%가 직접 위험에 직면

연꽃단지 연차적으로 축소

후계목 성장과 습도관리로

꽃무릇도 점차 없앨 계획

우리나라 숲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인 함양 상림에서 더 이상 꽃무릇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여름철 상림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조성된 연꽃단지도 축소될 계획이다. 상림은 년간 100만명(머루터널 앞 무인계수기 집계) 이상이 찾는 곳이다.

10일 함양군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제154호인 상림(23만3736㎡) 수목의 쇠퇴원인은 아말리아뿌리썩음병으로 조사됐다. 흉고직경 20㎝이상 1920그루 중 250그루가 쇠약하고 있고, 35그루는 고사한 것으로 추산됐다. 상림숲 나무의 15%가량이 직접적인 위험에 직면한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군이 지속가능한 상림보존관리를 위해 2016~2018년까지 3년간 추진하고 있는 ‘상림 수목쇠퇴 원인규명과 방제관리 대책수립용역’에서 밝혀졌다. 1차 용역은 49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충북대 산학협력단 차병진 교수(식물의학과)에게 의뢰했다.

아말리아뿌리썩음병은 수백 종의 목본 및 초본에 발생해서 큰 피해를 주는 병으로, 뿌리에 형성된 근상균사다발이 주변 나무의 뿌리에 침입해 나무 전체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특별한 방제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현재로는 수목 또는 숲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환경을 잘 관리해 감염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생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함양상림 쇠퇴원인 규명 및 관리대책 수립 최종보고회.

충북대 산학협력단은 “상림과 연꽃단지 경계부분 잡목을 제거해 온습도를 관리하고, 미분해 낙엽층을 제거해 유기물층을 관리하는 등 생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고사목은 병원균과 해충이 증식 또는 은신하는 장소가 되기 쉬우므로 즉시 뿌리까지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또한 산학협력단은 “상림옆 연꽃단지를 축소하고 연꽃단지 배수로를 상림 밖으로 변경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꽃단지는 전체 상림에서 60% 가량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상림숲 나무의 직접적인 고사 원인으로 연꽃단지로 꼽은 것이다. 그리고 “어린 후계목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꽃무릇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배춘성(함양읍 교산리·60)씨는 “예전에 상림에 있던 산죽은 적당한 햇빛과 습도를 조절해 나무들을 보호했지만, 지금 꽃무릇은 보기에는 좋아도 이런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작용한 것이 아닌지 보다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상림 꽃무릇은 지난 2004년부터 기존에 있던 ‘산죽’을 베어내고, 인위적으로 심었다. 상림공원 내 19만8000㎡에 걸쳐 심겨져 있는 꽃무릇도 나무들의 고사 원인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사정이다.

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면역강화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상림 꽃무릇을 없앨 것 같다”고 말했다. 연꽃단지와 관련해서도 “연꽃단지를 연차적으로 줄여가겠지만 지금 당장은 축소가 힘들다”며 “아직까지 세부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함양군은 지난달 27일 상림에서 임창호 군수, 임재구 군의호의장, 연구팀과 자문위원 등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상림수목쇠퇴 원인규명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권선형 기자  kwonsh@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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