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亂世)다. 대통령이 식물상태에 빠져있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지난 10월 11일, 수석비서관회의는 10월 20일을 마지막으로 공개회의를 주재하지 못하고 있다. 박대통령은 비선실세인 최순실 사건과 관련하여 대국민사과를 10월 25일, 11월 4일, 11월 29일 3차례에 걸쳐 하였다.

대국민사과는 사태를 진정시키기는커녕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분노를 촉발시켜 콘크리트 벽이라던 30%대의 대통령에 대한 국민지지율도 곤두박질케 하여 5% 이내로 묶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큰불이 번지고 있다. 최고 권력인 대통령의 퇴진을 좌우할 큰 불이다. “불이야! 불”하는 소리에 모두가 밖으로 뛰쳐나왔다. 더러는 불길을 잡으려고 하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광화문 광장에는 주말마다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외치는 국민들의 횃불 집회가 이어가고 있다. 모이는 군중도 회를 거듭할수록 늘어가고 있다. 몇 만 명 정도의 규모로 시작된 집회가 100만명을 넘어서 20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계층도 다양하다. 혈기왕성한 학생 등 젊은 층은 물론 아기를 데리고 온 엄마들, 딸과 함께한 할머니, 시골에서 버스타고 기차타고 올라온 농부 등 다양하다.

누군가 나타나 세상을 확 뒤집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 진보와 보수에 모두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민중의 여망과 함성에 힘입은 여야 정치인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제일야당인 더불어 민주당의 전·현직 대표들의 언동에는 거침이 없다. 이럴 때 우리는 말 한마디 행동하나 신중해야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대한민국’을 생각해야한다. 이 나라는 여당의 것도 야당의 것도 아니다. 나라의 주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국민들이다.

광장의 촛불민심을 받아 대안을 만들고 희망을 열어갈 것으로 보이는 확실한 대선주자나 ‘신뢰할 만한’정치세력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국민여론조사에서도 부상되는 인물이 없다. 여론은 국민의 시각이다. 민심은 국민의 안목이다. 광장의 촛불민심을 배신하지 않고 제대로 담아낼 인물을 기다린다. 간웅이 아닌 위민척사 할 영웅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난세에 인물난다고 했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