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로 23년간 복역
치료비 후원과 O형 혈액 필요

'마지막 빨치산'으로 지난 63년 지리산 내원골 민가에서 체포된 비전향 장기수 정순덕(71) 할머니가 최근 지병이 악화돼 인천 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1951년 당시 18살의 나이로 빨치산이었던 남편을 찾으러 지리산에 입산해 진양군유격대로 활동하다 지난 63년 '마지막 빨치산'의 신분으로 체포된 정순덕 할머니. 정할머니는 지난 85년 가석방된 이후 비전향 장기수로서 줄곧 북송을 요구해왔으나 이젠 그 요구마저도 하기 힘든 상태가 돼버렸다.

체포 당시 엉덩이에 총을 맞은 정할머니는 한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으며, 대구·공주·대전교도소에서 모두 23년간 복역했다. 85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후 영세공장을 전전하던 정 할머니는 95년 8월 비전향 장기수 공동체인 서울 봉천동 낙성대 '만남의 집'에 정착했다.

정 할머니는 2000년 8월 북송 비전향 장기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9월 정부에 북송을 요구했지만 65년 대구교도소 수감 시절 전향서를 썼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러다 지난 99년 3월 뇌출혈로 쓰러져 힘든 투병생활을 해오다 급기야 지난 16일 골수기능 이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담당의사는 "백혈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면역력도 약해져 염증도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할머니는 의식이 조금 회복된 상태지만 온몸에 욕창이 생긴데다 산소호흡기가 없으면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라 병문안을 온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여기다 할머니는 병원 중환자실로 옮긴 후 날마다 상당한 액수의 진료비가 청구되고 있는 실정이라 경제적인 어려움도 함께 겪고 있다.

할머니를 돕고 있는 민주화가족운동협의회측은 당분간은 할머니의 상태를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치료비 후원과 O형 혈액이 절실하다며 각계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 문의 (02)874-4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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