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집행 불투명과 내분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연극제 측 ‘강제편입 불가입장’

군비 예산 받지 않을 가능성도

지난해 열린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 개막식 모습. <사진제공: 거창국제연극제>

거창문화재단이 둥지를 틀 거창문화센터 전경. <사진제공: 거창군>

 거창군은 지난 3일 경상남도로부터 재단법인 거창문화재단의 설립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거창문화재단은 이달 안에 법인설립등기 및 사업자등록, 이사회 개최, 직원 공개모집, 출연기관 지정·고시 신청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해 1월 중에 문화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문화재단 설립은 거창국제연극제 관련단체의 내분 및 보조금 집행 불투명 등으로 인한 파행과, 문화예술사업 담당공무원의 잦은 인사로 인한 전문성 및 연속성 부족에 따른 한계 등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거창문화재단은 문화센터에 사무소를 두고 전문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거창국제연극제 및 거창한마당대축제와 각종 문화공연 기획·운영, 지역문화예술단체 지원 등의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전문화함으로써, 거창 문화예술 발전에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창군 측은 “지난해 5월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용역과 군민 토론회 개최를 통한 군민 의견 수렴으로 재단 설립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창국제연극제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재단설립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극제 측은 6일 “거창국제연극제는 10년 동안 정부지원 한 푼 없이 민간인들이 만든 축제”라며 “연극제가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자, 주최·주관을 해온 단체들과 단 한 번의 상의 없이 군 마음대로 연극제를 문화재단에 편입시키려는 것은 전근대적 발상으로 거창문화재단 통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극제는 “광역시도의 문화재단은 자체사업보다는 지원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인데, 거창국제연극제의 문화재단 강제 편입은 군이 예산권을 가지고 있다고 연극제를 민간에게 강탈하여 개최하겠다는 발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군 예산을 받지 않겠다는 강공도 예측된다.

이처럼 연극제 측의 강력한 반발이 제기되고, 연극제를 제외하고는 거창한마당축제는 이미 공무원들이 해왔던 주력 사업이기에 실제 거창문화재단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는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거창문화재단은 그동안 조례 제정과 각종 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22일에 거창문화재단 창립 발기인 총회를 개최하고, 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행정절차 등을 짧은 기간에 차질 없이 준비했다.

이은진 기자  leeej@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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