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는 길이라도 

정의롭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

공의와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길로 우직이 걷겠다

새해 첫날에는 지역의 지도자들이 산에 올라 소원을 비며 해돋이를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저마다 밝고 희망찬 일들을 소망하며 기원하였을 것이다. 산을 찾고 정상에 오르는 것은 산의 침묵을 읽고 대자연의 섭리 속에 담겨진 진리를 깨닫기 위함이며 좀 더 멀리 보기 위함이다.

우리 지역에는 새해벽두부터 낭보와 비보가 들린다. 5일 거창지원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오던 강석진 국회의원의 부인과 양동인 거창군수가 동시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와는 달리, 경남지방경찰청이 수사해오던 함양군수와 함양군 전·현직 군의회 의장 및 전 부의장 등 4명의 의원해외연수경비 지원 사건은 기소의견으로 검찰로 송치하였다. 또 함양군의원 2명이 술좌석에서 은행직원을 의원이 주는 술잔을 공손히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멱살을 쥐고 흔들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여 경찰이 출동한 사건이 있었다.

선거 때 표 달라고 할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주민을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말해 박수도 많이 받았다. 지도자로서의 자신의 훌륭한 자질을 피력하고 선전해 왔다. 입으로만 말하기 전에 자기에게 주어진 사회적인 역할에 충실한 것이 참다운 지도자인 것이다. 우리 주민들은 선거가 끝나면서 꽃피고 새가 우는 아름다운 환경과 나날이 발전하는 선진 사회의 이상이 구체화되는 환상에 젖기도 하였다. 우리가 정성과 기대를 기울여 뽑아드린 선량들이여, 바라건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 사래 긴 밭을 언제 갈고 매시려고 아직도 깨어나지 않으십니까.

함양군은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함양군 공무원 청렴도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차지하면서 경남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외부청렴도 부분에서는 전국 82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81위를 기록했다. 함양군도 자체적으로 노력은 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자정노력이 미흡했다.

언론매체의 책임도 크다. 잘한 것은 크게 보도하면서 잘못된 것은 아예 보도도 하지 않는다. 행정청의 의도대로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리고 피하고 싶은 것은 눈을 감아준 결과다. 누구나 느끼는 바이지만, 지역 언론매체가 지방권력에 침묵한다. 침묵만이 금이 아니다. 비판을 할 바가 많은데 이런 저런 이유로 입을 다물고 있다. 딱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다. 정론지를 표방한다는 주장들이 무색해진다. 무조건적 용비어천가를 읊조리기보다 대안 있는 비판, 근거 있는 합리적 비판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닭은 울어야 하고 개는 짖어야 한다. 울지 않은 닭, 짖지 않는 개처럼 꼬리만 흔드는 언론은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2017년은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이다. 임진왜란을 일으키고 물러났던 왜군이 우리나라에 다시 쳐들어온 해도 1597년 정유년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이때도 왜군을 물리쳐 이 땅에서 몰아내었던 것이다. 올해도 새벽을 깨우기 위한 닭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어둠을 밀어내고 세상을 밝혀줄 빛의 소명을 예고하는 것이다. 행정은 행정청에서 하고 주민은 묵묵히 따라야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본지에서 제기한 사항에 대해서는 일과성보도가 아니라 결과를 추적보도 할 것이다. 2017년 서부경남신문은 주민과 지성이 만나는 열린 광장이 될 것이다. 누구나 가는 길이라도 정의롭지 않으면 우리는 가지 않는다. 정의와 공의의 길은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닌 줄 안다. 그러나 노력하면 갈 수 있다. 그래서 서부경남신문은 지방자치의 위대한 부흥발전을 위해서 좌고우면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갈 것임을 새해 벽두에 다시 한 번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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